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이달 말 한국 방문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17일 정례브리핑에서 “오스틴 장관의 방한과 관련해 현재 양국 국방부 간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라이더 대변인은 “이번 방문은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을 수호하기 위한 공동의 비전을 수립하기 위해 동맹 및 파트너들과 협력하겠다는 우리의 깊은 약속을 재확인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아직까지 오스틴 장관의 정확한 방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설 연휴 이후인 이달 말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스틴 장관이 방한하면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한미 국방장관회담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도 예방할 것으로 보인다.
오스틴 장관의 방한은 1차적으로는 내달 예정된 ‘한미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DSC TTX)의 준비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훈련은 최초로 북한의 ‘핵 선제사용’ 시나리오를 가정해 진행되는 만큼 양국의 훈련 계획 및 방법, 장소 등에 대한 논의가 있을 전망이다. 특히 미국전략사령부 본부 등 북한에 ‘강력한 확장억제 메시지’를 줄 수 있는 훈련 장소를 집중 논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오스틴 장관이 양국의 훈련 상황을 점검하면서, 강력한 대북 경고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한미동맹 및 한국전쟁(6·25전쟁) 정전협정 체결 70주년, 우리나라와 주한유엔군사령부 회원국 간의 국방장관회의 등도 의제에 오를 수 있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 11일 연두 업무보고에서 “올해 한미 국방장관회담을 세 차례 열 것”이라고 밝혔다. 연례 일정인 6월 싱가포르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11월 서울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양국 국방장관이 만나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방한으로 최소 3번의 회담이 확실히 성사된 셈이다.
오스틴 장관의 이번 방한은 한미관계와 대북 억지에 국한되지 않고 한미일 3각 밀착에도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에서 한미일 협력 강화 등을 언급했던 만큼, 오스틴 장관이 한일관계를 ‘군사 동맹’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는 미국의 기대를 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작년 11월에 한미일 3국 정상이 합의한 3국 간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의 실시간 공유도 오스틴 장관의 방한으로 논의가 진전될 가능성이 있다.
한미일은 기존에 체결된 한미일 정보공유 약정(TISA·티사)이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등의 플랫폼을 강화해 더욱 실질적인 3자 간 정보 공유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3국은 차관보급 정책 협의체인 한미일 안보회의(DTT) 등을 조만간 열어 정보 공유를 위한 구체적·기술적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