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5일 치러지는 미국 대선이 한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유세에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지난 6일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 머스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슬로건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Make America Great Again)’가 적힌 검은색 모자와 ‘화성을 점령하자(Occupy Mars)’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등장했다.
그는 “보다시피 나는 단순한 마가가 아니다. 나는 다크 마가다”라고 말해 청중의 박수를 받았다.
그는 또 “트럼프가 미국 민주주의를 보존할 유일한 후보”라며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가 진다면 이번 선거가 마지막 선거가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평소 민주당이 수백만 명의 불법 이민자 유입을 고의로 방치해 그들을 정치적 지지 기반으로 삼고 일당 독재를 하려고 한다는 주장을 펼쳐 왔다.
그는 민주당에 대해 “여러분의 표현의 자유, 무기를 가지고 투표할 권리를 사실상 빼앗으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머스크는 이날 유세 장소인 버틀러에서 지난 7월 13일 발생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피습 사건을 언급하면서 “한 사람의 진정한 성격을 알기 위해서는 그 사람이 위험에 처했을 때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보면 된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용감한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
머스크는 청중에게 투표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청중에게 “투표하라”, “싸워라”는 말을 각각 3번씩 반복했다. 그는 유세 중 흥분한 모습으로 무대에서 펄쩍 뛰어오르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에 “우리는 이 나라 역사상 최고의 선거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날 행사에는 7월 13일 피습 사건에서 사망한 소방관 코리 콤페라토레의 유족도 참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참석한 유족에 감사를 표하면서 총격이 발생한 시간인 오후 6시 11분 콤페라토레를 위한 묵념을 제안하기도 했다.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에 대해 비판적인 머스크는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친(親)트럼프 행보를 보여 왔다. 지난 7월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후원하는 슈퍼팩(Super PAC·정치자금 모금단체)을 만들었다. 또 지난 8월에는 그가 소유한 X(옛 트위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생중계 대담을 갖기도 했다. 이 대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당선된다면 머스크에게 ‘정부 효율성 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기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머스크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계가 처음부터 우호적인 것은 아니었다. 머스크는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투표했다고 공개 언급했다. 2022년 머스크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나는 그가 싫지 않지만, 이제 트럼프는 모자를 벗고 일몰 속으로 사라질 때”라며 정계 은퇴를 요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