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시장에서 10개월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 중심에는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차가 있다. 미국에서 만들어진 전기차를 보조금 지급 전제조건으로 정하고 있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란 장애물에도 전기차 판매량이 늘고 있는 모습이다.
현대차·기아·제네시스는 지난 5월 미국에서 총 14만7103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0.8% 판매량이 늘었다. 기아의 성장세가 더 가파르다. 현대차·제네시스는 7만5606대를 판매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8.4% 늘었다. 기아는 7만1497대를 판매해 23.4% 판매량이 증가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모두 지난해 8월부터 10개월 연속 전년 같은 기간 대비 판매량이 늘었다. 지난해 11월부터로 보면 현대차그룹의 미국 판매량은 7개월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시장 성장세는 순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HEV)가 주도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달 미국에서 2만6187대의 친환경차를 팔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9.0% 성장한 수치다.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친환경차를 1만3945대·1만2424대 판매했는데, 이는 각각 역대 월 최대 판매량이다. 전체 자동차 판매량 중 친환경차의 비중도 17.8%로 역대 가장 높은 비중을 나타냈다.
친환경차 중에서는 특히 하이브리드차의 성장세가 더 높다. 하이브리드차는 총 1만8066대가 팔렸다. 현대차와 기아를 합쳐서도 월간 최대 판매량이고, 현대차 기준으로도 월간 최대 판매량이다. 판매량 증가율은 80.1%다.
모델별로 보면,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2545대가 팔렸다.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50.5% 증가해 역대 최다 기록을 썼다. 엘란트라 HEV(2173대)는 152.1% 성장했고 , 쏘나타 HEV(1235대)는 75.4%, 투싼 HEV(3660대)는 104.5%, 싼타페 HEV(1925대)는 167% 성장률을 기록했다.
미국 현지 생산이 없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는 IRA에 따라 차별을 받는데도 8105대가 판매돼 월간 최대 판매량을 이뤄냈다. 현대차 아이오닉 5는 2446대, 기아 EV6는 2237대가 팔렸다. 올해 들어 가장 많은 판매량이다. 올해 3월 미국 시장에 내놓은 아이오닉6도 971대가 팔렸다. 미국 진출 후 가장 높은 판매량이다.
다만 다른 자동차 회사들도 미국 시장에서 좋은 실적을 내고 있어, 자동차 시장 호황의 결과물로도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수요는 기본적으로 늘고 있다”며 “IRA가 아니었다면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판매량은 더 많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은 미국 생산이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지만, 차의 가격이 너무 높거나 연봉이 너무 높은 경우에도 받을 수 없다”며 “보조금이 변수로 작동하지 않는 소비자들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