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미국과 중국의 관계를 최악으로 치닫게 했던 ‘정찰 풍선’ 사태와 관련, 미국 상공을 비행한 해당 정찰 풍선엔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미국의 영상 장비 등과 정보 수집에 특화된 중국의 특수 장비들이 혼재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방수사국(FBI)의 조사 결과가 공식 발표되기 전인 이날 미국 국방 및 정보 기관들 간 면밀히 진행한 예비 조사 결과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풍선에는 시중에 판매되는 미국의 사진·영상 촬영 장비와 함께, 사진과 비디오 등 기타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더욱 전문화된 중국의 특수 장비가 함께 섞여 있었다고 관리들 인용해 WSJ은 전했다.
아울러 이를 통해 정찰 풍선이 ‘기상 관측용’이라는 중국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정찰용이 맞았다는 결론을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해당 정찰 풍선이 알래스카, 캐나다 및 다른 접경 미국 지역들을 상공한 8일간 수집한 정보들을 중국으로 전송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WSJ은 보도했다.
미 해군이 지난 10일 버지니아비치 해변으로 수송된 중국 정찰풍선을 회수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
◇ 조사 결과 공식 발표시 美·中관계 악화 우려 제기
앞서 지난 2월 미국 정부는 F-22 스텔스 전투기 등을 동원해 자국 영공을 침투한 중국의 정찰용 풍선을 격추하면서 양국 관계는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FBI 등 정보기관이 회수한 파편 등을 통해 집중 조사를 벌이고 있는데, 일각에선 최근 관계 안정 모드에 들어선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조사 결과가 발표되면 다시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조사 결과가 발표되면 중국 역시 강력한 대응에 나설 것이며 내달 재닛 옐런 재무장관의 방중에도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는 우려가 중국 관리들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최근 방중을 통해 ‘관계 안정화’에 나선 양국은 올해 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 일정도 조율 중인데, 이 역시 무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는 조사 결과를 공개적으로 공유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WSJ에 전했다 .
그러나 조사 결과를 발표를 하지 않는 것에 대한 미국 정치권 내 비판 여론이 예상되는 만큼 정부의 발표가 있을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백악관은 관련 보도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고 WSJ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