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네덜란드가 중국에 대한 추가적인 반도체 장비 수출 제한 조처를 발표할 계획인 가운데 중국 측에서 네덜란드에 수출 통제를 남용하지 말라는 항의의 뜻을 전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성명을 통해 “네덜란드에 반도체 산업에서 양국 간 협력을 방해하지 말고, 수출 통제를 남용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두 나라는 이 주제에 대해 자주, 그리고 다양한 수준에서 대화를 나눴다”고 덧붙였다.
앞서 로이터는 네덜란드가 ASML 및 기타 회사의 특정 장비의 수출을 제한할 계획이며, 미국은 한 단계 더 나아가 특정 중국 팹(공장)에 장비를 수출하기 위해서는 라이선스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의 규정은 7월 말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며, 중국 최대 반도체 제조 업체인 중신궈지(SMIC)를 비롯한 6개 중국 기업이 포함된다. 또 미국 반도체 업체뿐만 아니라 ASML에도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네덜란드 규정은 9월에 발효될 계획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최근 미국과 네덜란드는 반도체 사업과 관련해 대중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10월부터 첨단 반도체나 관련 제조장비를 중국에 수출하는 기업들에 라이선스 취득을 요구하고, 중국에 판매할 특정 반도체를 미국산 장비로 제조하기 전에 미 당국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사실상 중국의 독자적인 첨단 반도체 생산을 막으려는 의도다.
네덜란드도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에 합류하겠다고 밝히며 올여름까지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정부는 이르면 다음주 자국 반도체 장비업체인 ASML의 심자외선(DUV) 노광장비의 중국 수출을 제한할 수 있는 조치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막은 데 이은 추가 조처다.
네덜란드는 이르면 오는 30일 또는 다음 달 첫째 주 이 조처를 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