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외교부, 차이잉원 방미에 발끈…”어떤 명목으로든 美 교류 반대”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중국의 엄중한 경고를 뒤로한 채 순방 길에 오른 가운데, 중국 외교부는 ‘대만 문제가 넘을 수 없는 레드라인’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0일 정례 브리핑에서 ‘차이잉원 총통이 미국 뉴욕을 경유해 미국 관리들과 의회 의원을 만난 뒤 허드슨 연구소 시상식에 참석, 연설에 나선 것’에 대한 중국 측 논평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마오닝 대변인은 “중국은 어떤 명목으로든 대만 지도자들이 미국을 방문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한다. 미국 정부가 대만과 어떤 형태의 공식 접촉을 하는 것도 단호히 반대한다”면서 “중국은 미국의 엄중하고도 거듭된 경고를 무시하고 차이잉원 총통이 미국 방문을 추진시킨 것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이어 “미국과 대만이 서로 결탁해 ‘경유’라는 명목 하에 차이 총통이 미국에서 정치활동을 하도록 조장했고 이를 통해 대만의 공식 왕래와 실질적 관계를 향상시키려 했다”면서 “이는 하나의 중국 원칙과 미·중 3개 공동선언의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중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심각하게 훼손하며, ‘대만 독립’의 분열 세력에 심각한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행위”라고 반발했다.

마오닝 대변인은 “대만이 미국에 의존해 독립을 추구하려는 시도를 거듭하고 있으며, 미국의 일부 인사들도 ‘대만을 통해 중국을 견제(以台制华·이태제화)하려 하는 것은 대만 상황이 새로운 긴장 상태에 직면하게 된 근본적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 중 핵심이며, 중·미 관계의 정치적 기반 중 기초다. 미중 관계에서 넘을 수 없는 레드라인이다. 중국은 미국 측에 하나의 중국 원칙과 미중 공동선언을 준수하고,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으며, ‘두 개의 중국’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행동으로 옮길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계속 상황을 면밀히 추적해 국가 주권과 영토 보전을 단호하고 강력하게 수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차이 총통은 미 동부 현지시간으로 29일 오후 3시쯤 뉴욕에 도착했는데, 수교국인 과테말라와 벨리즈를 잇따라 방문한 뒤 내달 5일쯤 캘리포니아에서 미국 서열 3위인 케빈 매카시 의장과 회담이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