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규탄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 강하게 반발했다. 그가 한미의 ‘적대적 행동’에 대한 책임이 있으며, 한미의 ‘군사적 모험’으로 인한 ‘원치 않는 상황’이 발생하면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선경 북한 외무성 국제기구담당 부상은 22일 담화를 통해 “도발자들에 대한 공화국의 정당한 자위권 행사를 ‘도발’과 ‘위협’으로 모독하는 극히 불공정하고 비균형적인 태도를 취하는데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하며 강력히 항의한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부상은 자신들이 유엔에 ‘공평성과 공정성’을 충분히 권고했음에도 불구하고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미 국무성(부) 관리들과 조금도 차이없는 비논리적이고 형편없는 망언을 이어가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8일 ICBM ‘화성-15형’을 발사하는 도발을 단행했다. 이에 대해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북한이 또다시 ICBM을 발사한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더 이상의 도발행위를 즉각 중단하라”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 부상은 그러나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한미의 ‘우려스러운 군사행동’은 눈감은 채 자신들에 대해서만 비난을 가하고 있다며 “아연함과 개탄스러움을 금할 수 없다”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최근 군사행동이 “전략공격수단들을 조선반도(한반도) 지역에 빈번히 끌어들이고 남조선과 함께 우리 국가의 안전이익을 엄중히 위협한데 대한 대응조치”이자 “이유도 없이 우리의 자위권을 걸고 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를 소집한 데 대한 행동적 경고”였다고 주장했다.
김 부상은 담화에서 “조선반도 정세가 또다시 우려스러운 악화일로에 들어선 원인은 전적으로 공화국을 힘으로 제압하려는 미국과 남조선의 무분별한 군사적 객기와 무책임한 용감성” 때문이라며 자신들의 군사적 행동은 이에 대한 정당한 대응이었다고 강변했다.
또 “유엔은 미국의 불법무도한 대조선(북) 적대시 정책 실행 도구처럼 도용되고 있다”라며 구테흐스 총장의 ‘비이성적인 편견적 입장’이 “미국과 그 추종 세력들의 적대적 행위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라고 비난했다.
아울러 “만일 미국과 남조선의 도를 넘는 군사적 모험으로 인해 조선반도에서 ‘누구도 원치 않은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 미국과 남조선의 도발적 망동을 제지하기는커녕 그 어떤 우려표명도 하지 않는 유엔 사무총장 본인이 그에 대한 무거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명백히 해두는 바”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북한은 올들어 유엔의 ‘공정성’을 수시로 지적하며 자신들의 위협적 행동의 이유를 유엔의 책임으로 일부 돌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월에 조철수 국제기구국장 명의 담화로 “유엔 사무총장은 조선반도의 현 상황, 특히 유엔 성원국의 당당한 주권적 권리에 대한 구태의연하고 편견적이며 비상식적인 사고방식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지난 17일에는 외무성 대변인 담화로 “유엔 안보리가 미국이 원하는대로 끌려다니는 경우 공화국은 미국의 일방적인 대조선 압박 도구로 변질되고 있는 안보리에 대한 항의로 정상적인 군사활동 범주 외에 추가적인 행동 조치를 재고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며 핵실험 단행 가능성까지 시사하는 등 위협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