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8일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을 일본 쪽으로 발사했다. 이 미사일은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 낙하한 것으로 추정되며, 일본 방위성은 해당 미사일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해당한다고 보고 북한에 엄중히 항의했다.
교도통신과 NHK방송 등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은 북한이 이날 오후 5시21분쯤 북한 수도 평양 근교에서 최소 1발의 탄도미사일을 동쪽 방향으로 발사했다고 밝혔다.
일본 공영 NHK방송에 따르면 일본 해상보안청은 이날 오후 6시30분께 “탄도미사일의 가능성이 있는 것은 이미 낙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앞서 방위성은 이 탄도미사일이 오후 6시27분쯤 홋카이도 와타시마 오시마섬 서쪽 약 200㎞의 일본 EEZ 내에 낙하할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현재까지 홋카이도 지역이 입은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에서 이날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정상 각도보다 각도를 높여 발사하는 고각으로 발사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방위성은 북한이 발사한 것을 ICBM급으로 보고 있다. 또 이 미사일의 비행거리를 약 900㎞, 최고 고도를 5700㎞로 추정하고 있다.
비행 궤도를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정상 궤도로 발사될 경우 사거리가 1만4000㎞를 넘어 미 전역이 사거리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일본 정부는 총리 관저 위기관리센터에 설치된 관저 대책실에 관계부처 담당자를 멤버로 하는 긴급참집팀을 소집해 정보 수집과 피해 확인 등을 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국민에게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것과 항공기나 선박의 안전을 확인할 것을 촉구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만전의 태세를 취할 것을 지시했다.
아울러 일본 당국은 북한 측에 엄격하게 항의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번 발사는 국제 사회에 대한 도발을 고조하는 폭거”라며 “당연히 엄격히 항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안심과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정보 수집이나 경계 감시에 전력을 꼽는 것과 동시에 일·미, 일·미·한의 협력을 긴밀히 도모해 나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도 “북한의 행동은 일본과 동북아, 국제 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며 용인할 수 없다”며 “이런 탄도미사일의 발사는 유엔의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일본 국가안보회의(NSC)를 앞두고 이뤄졌다. 이에 따라 NSC 회의는 오후 7시가 지나서 열렸다. 기시다 총리와 마쓰노 장관, 이노 도시로 방위성 부대신 등은 NSC에서 현재까지 확인된 정보를 보고받은 뒤 향후 대응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방위성 등에 따르면 북한이 탄도미사일 가능성이 있는 것을 발사한 것은 올해 들어 두 번째다. 북한은 지난 한 해 동안 탄도미사일 등의 발사를 역대 최다인 37차례 실시했다. 특히 지난해 11월18일에도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일본 EEZ 내에 낙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