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취임 후 첫 중동·아프리카 순방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7박 10일’ 강행군으로 ‘경제·외교’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이 대통령 앞에는 고환율·민생경제 등 까다로운 국내 현안이 산적해 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공군 1호기를 통해 성남공항에 도착했다. 지난 17일 아랍에미리트(UAE)로 출국한 지 열흘 만이다.
4개국 순방 마친 李대통령, 성과 실질화 과제
이 대통령은 UAE를 비롯해 이집트·남아프리카공화국·튀르키예를 순방하며 주요 20개국(G20) 참석, 중견 5개국 협의체 ‘믹타'(MIKTA) 회동 주재 및 다수 양자 정상회담 등 숨 가쁜 외교 일정을 소화했다.
이번 순방에서 이 대통령은 방산·원전·AI 등 실질적 경제 협력 성과를 끌어내며, ‘국익 중심 실용 외교’를 글로벌 사우스로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순방에서 도출된 경제 협력 성과는 향후 국내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UAE에서는 30조 원 규모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한국의 참여를 끌어냈고, 이집트에서는 수조 원 규모의 카이로 국제공항 확장 공사를 한국 기업이 맡아달라는 요청도 받았다.
‘원자력 협력 양해각서(MOU)’ 체결을 통해 튀르키예의 ‘시놉 제2원전’ 사업에 참여할 기반도 확보했다. 이 대통령은 순방에서 체결한 12건의 MOU(양해각서) 실질화 등 후속 조치에 만전을 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환율 대응 시험대…청와대 이전·관세 협상 후속 조치도
이 대통령 앞에 놓인 국내 현안은 녹록지 않다. 원·달러 환율이 불안정한 데다 10·15 부동산 대책에도 집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특히 고환율의 경우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뉴노멀’로 굳어지고 있다는 진단까지 나오며, 단기 처방을 넘어 경제성장률 제고 등 구조적인 해법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24일 기획재정부·보건복지부·한국은행·국민연금이 참여하는 4자 협의체를 구성해 환율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야권에서는 “안이한 대응 끝에 국민연금까지 동원한다”며 정부의 조치를 비판하고 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숨 고를 틈 없이 ‘내치 모드’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대통령 귀국 후 핵심은 “민생 경제 부분”이라며 “고환율 문제는 앞서 기획재정부와 같이 대책을 논의해 왔다”고 설명했다.
내달 중순 예정된 청와대 이전도 주요 과제 중 하나다. 대통령실은 준비 상태에 따라 부서별로 순차 이동시킬 예정이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 기간 국정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준비 마련에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내년도 예산안 국회 심의·확정 상황을 예의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정부가 올해 6월 들어선 만큼 이재명 정부의 주요 국정 철학을 구체화하기 위한 예산은 2026년도 예산에 집중 반영돼 있다.
이외에도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대미전략투자 특별법’의 국회 처리 등 대미 관세 협상 후속 조치에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