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 호주 공군이 대(對)중국 대규모 합동 공중 훈련을 펼쳤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항공 전문 매체 스카이스 매거진 등에 따르면 영국과 호주 공군은 지난 3주간 미국 네바다주 사막 일대에서 미 공군이 주도하는 ‘레드 플래그’ 훈련에 참여했다. 이번 훈련에는 약 100대의 항공기와 3000여명의 인력이 참여했다.
레드플래그 훈련엔 매년 호주, 영국 등 미국의 주요 동맹국 전투기가 대거 참가한다. 훈련에선 공대지·공대공 실사격 훈련 등을 실전처럼 진행하고, 가상의 적 군사·지휘 시설을 공격하는 항공차단 작전도 집중 실시한다.
미 공군 제 414전투훈련비행단의 재러드 허친슨 대령은 이번 훈련이 최근 중국 정찰 풍선 사태와는 관련이 없다면서도 “미국을 능가하려는 ‘위협적인 국가'(pacing challenge)에 대비하기 위해 훈련 중이다”며 “우리가 중국에 준비가 됐다면 누구나 맞설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이번 훈련의 핵심은 공중급유기 운용 등 방대한 태평양 전역에서 작전 수행 시 미영호 3국 공군의 상호 운용성을 향상시키는 데에 있다. 대만을 둘러싼 중국과의 긴장 고조에 대비하기 위해 중국 공군과 방공망 대응에 중점을 둔 것이다.
영국왕립공군(RAF) 공중기동단 존 라일 사령관은 중국을 언급하지 않은 채 “이번 훈련은 적대 국가가 침략한 지역으로 공군을 출격하는 시나리오를 가정한다”며 “우리의 역할은 적국이 점령한 지역에 효과적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병력을 지원하고 적군의 주요 자산을 표적화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미 국방부는 중국 정부가 대만에 압력을 가하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여왔다. 미 정부는 러시아군에 대항하는 우크라이나에 수십억 달러를 지원하면서도 미군이 집중해야 하는 최우선 순위로 중국을 꼽았다.
윌리엄 번즈 CIA 국장도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7년까지 대만 침공을 준비할 것을 자국군에 지시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지난 7일 국정연설에서 중국의 정찰풍선 사태를 겨냥하며 “만약 중국이 우리의 주권을 위협한다면 우리는 우리나라를 수호하기 위해 행동할 것이다”고 밝혔다.
8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에서 진행된 미국과 영국, 호주 공군의 ‘레드 플래그’ 합동훈련에서 타이푼 전투기들이 훈련을 진행 중이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