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텍사스주(州) 하원의원인 윌 허드가 ‘트럼프 저격수’를 자처하며 2024년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로 출사표를 던졌다. 이로써 공화당에만 총 12명의 후보가 경선에서 맞붙는다.
일각에서는 입후보한 인물이 늘어날수록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 기반이 굳건한 만큼, 후보자들은 나머지 지지율을 ‘땅따먹기’ 식으로 나눠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22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더 힐에 따르면 공화당 전략가인 포드 오코넬은 “공화당 대선 경선에 더 많은 후보자가 참가할수록 도널드 트럼프가 비(非)트럼프 표를 희석시키기(dilutes) 때문에 후보 지명에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현재 공화당에서 2024년 대선 출사표를 던진 후보는 10명을 넘는다. 트럼프 전 대통령,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 팀 스콧 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 에사 허친슨 전 아칸소 주지사,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 사업가인 비백 라마스와미, 라디오 진행자 래리 엘더 등이 대선에 도전한 상태다.
그 중 트럼프 대통령과 디샌티스 주지사가 괄목할 만한 지지율을 얻고 있다. CNN이 여론조사기관 SSRS에 의뢰해 지난 13~17일 성인 135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47%에 달했다. 지난달 여론조사에서 53%의 지지율을 얻은 것보다는 다소 감소했지만, 그 사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 차례 더 기소됐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지지율은 여전히 공고하다.
다음으로는 디샌티스 주지사(26%), 펜스 전 부통령(9%), 헤일리 대사(5%), 스콧 의원(4%), 크리스티 주지사(3%) 등 순이었다.
론 디샌티스 미국 플로리다 주지사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 웨스트 디모인에 있는 복음주의 교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3.05.30/뉴스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
출사표를 던진 이들 대부분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보다는 디샌티스 주지사의 지지율을 뺏어오겠다는 전략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디샌티스 주지사의 수석 고문인 라이언 타이슨은 기부자들을 위한 비공개 브리핑에서 “35%는 오직 트럼프만을 뽑는 유권자, 20%는 트럼프를 선호하는 유권자, 나머지 45%는 디샌티스와 그 외를 지지하는 유권자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공화당 지지자의 55%가량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만큼 나머지 후보자들 입장에서는 45%를 쪼개야 하는 셈이다.
NYT는 “현재, 그리고 잠재적인 경쟁자들은 공화당 지지자들이 여전히 트럼프 전 대통령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를 가혹하게 비판하는 것을 피하려고 했다”며 “이와는 대조적으로 후보자들은 디샌티스 주지사를 쫓아가는 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反)트럼프 성향의 정치활동위원회인 링컨 프로젝트의 공동 설립자인 릭 윌슨은 더 힐에 “트럼프가 아닌 다른 후보자들은 제한된 유권자 풀에서 지지를 받아야 하고, 이런 상황은 내부를 점점 더 분열시키고 있다”며 “디샌티스나 크리스티, 니키 또는 다른 후보들이 충분한 지지율을 확보하는 것이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