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은 11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를 공식 방문한 자리에서 미국 기업이 필리핀에 10억 달러(약 1조3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몬도 장관은 필리핀에 대한 미국의 투자가 태양에너지·전기차·디지털화 분야에서 이뤄질 것이라며 미국 기업들이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사업을 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러몬도 장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 무역 및 투자 사절단을 거느리고 필리핀에 이틀간 머무른다.
그는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역동적인 경제 중 일부인 인도·태평양에서 우리의 경제적·상업적 유대를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러몬도 장관은 인도·태평양 국가들에 미국과 중국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강요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면서 “절대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이 경제 파트너로서 선택받기를 바란다”며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돈을 투자해야 하고, 협력해야 하고, 지속해서 얼굴을 비춰야 한다”고 말했다.
미 백악관은 이날 러몬도 장관을 따라 필리핀에 방문한 무역 대표단에 △유나이티드항공 △알파벳(구글 모회사) △블랙앤비치 △UPS △보스턴컨설팅그룹 △KKR아시아퍼시픽 △벡텔 △페덱스 △마스터카드 △마이크로소프트 등 22개 기업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필리핀과 미국은 1951년 상호방위조약으로 맺어진 동맹 관계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은 미국과 방위 협력뿐 아니라 경제적 동반자 관계를 심화하는 데 집중해 왔다.
러몬도 장관은 이날 필리핀 당국자들과 만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필리핀과의 동맹은 철통같이 견고하다”며 “이는 72년에 걸쳐 지속되고 있으며 우리는 변함없는 친구이자 번영의 동반자로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러몬도 장관이 이끄는 미국 무역 대표단의 다음 행선지는 태국이다. 러몬도 장관은 미국 주도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다자회의에 참석해 제조업과 공급망, 인공지능(AI), 청정기술 등에 관해 중점적으로 다룰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