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백악관은 21일(현지시간) 북한이 미국의 전략핵잠수함(SSBN) 부산 기항에 대해 ‘핵무기 사용조건’에 해당한다고 위협한 것과 관련해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이같은 위협이 실제적이라고 믿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그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답변했다.
그는 “그것이 우리가 북한에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조건 없이 마주 앉을 용의가 있으며, 우리 자신과 한반도에 있는 3만8000명의 미군 및 가족들을 보호하기 위한 충분한 군사 능력을 확보할 것임을 분명히 밝혔던 이유”라고 부연했다.
앞서 미 해군 오하이오급 SSBN 켄터키함은 한국시간으로 지난 18일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했다가 지난 21일 출항했다.
전략폭격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함께 미국의 ‘3대 핵전력’으로 꼽히는 SSBN이 한국에 기항한 것은 1981년 이후 42년 만으로, 켄터키함의 기항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4월 국빈 방미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합의했던 ‘워싱턴 선언’의 이행 차원에서 이뤄졌다.
켄터키함의 부산 기항에 강순남 북한 국방상은 한국시간으로 지난 20일 심야 담화를 통해 “전략핵잠수함을 포함한 전략자산 전개의 가시성 증대가 우리 국가 핵무력정책법령에 밝혀진 핵무기 사용 조건에 해당될 수 있다”라고 위협했다.
이에 미 국방부 대변인은 뉴스1의 서면질의에 SSBN의 부산 기항은 “워싱턴선언과 핵협의그룹(NCG)을 통해 한미 동맹이 취한 조치들은 북한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위험한 행동에 대한 신중한 대응”이라고 반박했고, 사브리나 싱 국방부 부대변인은 같은날 브리핑에서 북한의 수사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위험한 것”이라며 “우리는 선동하거나 일부러 자극하기 위해 거기에 있는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커비 조정관은 이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견학하다 무단 월북한 미군 병사 트래비스 킹 이등병의 안위 및 소재와 관련, “우리의 가장 큰 걱정은 그가 어디에 있는지, 안위와 건강상태가 어떤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알거나 모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애석하게도 우리는 이 정권(북한)의 잔혹한 특성 때문에 그가 매우 인도적 환경에 구금돼 있지 않다고 가정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그가 어디에 있는지, 그가 괜찮은지 알길 원한다. 그리고 그가 있어야 할 미국으로 데려와 그의 가족들에게 돌려보내길 원한다”고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킹 이병이 북한에 군사비밀을 공유했을 가능성과 관련해선 “이 젊은이가 어떤 정보에 접근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말할 수 없다”면서도 “그는 상당히 낮은 계급의 육군 이등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우리의 가장 큰 관심사는 그가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있는지, 어떻게 집으로 데려올 수 있는지 알아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이날 ‘애스펀 안보포럼’ 대담 행사에서 “우리는 그의 안위를 매우 우려하고 있고, 그의 소재를 알길 원한다”며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공유할 어떤 추가 정보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