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테슬라를 맹추격중이던 현대 전기차를 바이든 행정부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기습공격했다고 미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가 28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1~3분기까지 미 시장 점유율 2위였던 현대 전기차의 판매가 크게 둔화해 포드 전기차가 2위를 탈환했다고 설명했다.
미 자동차 정보 사이트인 에드먼즈의 자동차 분석가 제시카 칼드웰에 따르면 테슬라는 미국에서 59%의 시장점유율을 보이며 전기차 판매에서 여전히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1년 전 기본가 4만8000달러(약 6300만원) 안팎의 소형 전기 SUV인 현대 아이오닉5와 기아 EV6가 출시되면서 지난해 1~3분기 이들 차량의 미국 판매량은 총 3만7000대로, 2위가 됐다.
비교적 낮은 가격 덕에 전기차 대량 보급 시대를 열 것 같았던 이들 차는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의 3690억 달러 규모 인플레이션 감소법 때문에 판매에 제동이 걸렸다. 미국에서 조립된 전기차 고객만이 7500달러의 세금을 환급 받을 자격을 갖게 되어 타격이 온 것이다. 지난 8월 바이든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했을 때 IRA의 이 부분은 즉시 발동됐다.
그 결과 현대·기아차 EV 판매가 크게 둔화됐고 포드 머스탱 마하-E가 2위를 탈환했다. LAT는 현대차 임원들이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한국 대표단에게 “우리는 당신을 지지한다”고 말한 뒤 몇주 후 IRA가 통과된 점을 들어 ‘기습공격 당했다’고 느낀다고 전했다.
하지만 LAT는 수십 년 동안 미국에서 자동차를 판매해온 한국 차가 일본 자동차에 대한 저가의, 고부가가치의 대체품이라는 평판을 극복하려고 노력하면서 멋지게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칼드웰 분석가는 그러면서 “현대와 기아 차는 세계 최고의 자동차 회사들과 동등할 뿐만 아니라 일부 부문(전기차 의미)에서 일본을 추월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