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마침내 8% 벽을 뚫었다.
기존 주택 공급이 더 위축되면서 거래는 줄고 집 값은 뛰는 팍팍한 수급이 심화될 전망이다.
모기지 금리가 8%를 뚫은 것은 23년 만이다.
8% 돌파
CNBC는 18일(현지시간) 모기지뉴스데일리(MND)를 인용해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 평균이 이날 오전 8%를 돌파했다고 보도했다.
30년 고정 모기지는 30년 동안 고정된 금리로 이자와 원금을 갚는 주택대출 금융상품이다. 가장 일반적인 주택대출이다.
MND에 따르면 이 금리가 8%를 뚫은 것은 2000년 중반 이후 처음이다.
이날 미 국채수익률이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뛰면서 모기지 금리도 덩달아 뛰었다. 모기지 금리는 시중금리 기준물인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의 영향을 받는다.
인플레이션
미 국채 수익률 상승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좀체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는 판단이 자극제가 됐다.
11일 공개된 미국의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 12일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그리고 17일 발표된 미국의 9월 소매매출 등이 예상 외의 강세를 보였다.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줄지 않고 있고, 물가상승 압력도 높은 것으로 나타나자 국채 수익률은 상승하기 시작했다.
기준물인 10년물 수익률은 이날 0.07%포인트 급등한 4.911%를 기록했다. 2007년 이후 4.9%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년 만기 수익률도 4.937%까지 올라 2007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MND 최고운영책임자(COO) 매튜 그레이엄은 모기지 금리가 또다시 이정표를 세웠다고 평가했다.
매물 감소 압박 심화
모기지 금리 폭등으로 미 기존 주택 매물은 더 줄어들 전망이다. 높은 모기지 금리로 갈아타야 하는 기존 주택 소유주들이 집을 내놓으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팬데믹 당시인 2021년에만 해도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 평균은 3%였다.
3배 가까운 금리로 갈아타면서까지 이사를 고려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매물 부족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8% 모기지 금리는 40만달러짜리 집을 20% 계약금을 내고 사는 경우 월 모기지 부담이 2년 전에 비해 1000달러 가까이 늘어나게 됐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