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만나 민주주의 수호와 기후위기 협력에 있어 연대를 표명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두 대통령은 이날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은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을 성공적으로 극복했다는 점에서 공감대를 형성하며 향후 기후변화 극복을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우리나라의 강력한 민주주의가 시험대에 올랐다”며 “미국과 브라질 모두 민주주의가 우세했다”고 말했다. 두 나라는 지난 대선 패배에 불복한 도널드 트럼프·자이르 보우소나루 지지층에 의해 각각 2021년 1월6일 미 의회의사당과 지난달 8일 브라질 대통령궁·의회·대법원이 습격받은 바 있다.
룰라 대통령은 “우리는 함께 일할 수 있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며 “첫 번째로 반민주적인 군중의 공격을 다시는 허용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세계는 아침, 점심, 저녁 가짜뉴스로 시작해 끝났다. 그는 국제 관계를 경멸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했다. 그러자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를 언급하며 재빠르게 “익숙하게 들린다”고 응수했다.
두 정상은 전 정부에서 기피했던 기후변화 대응에 다시금 협력을 도모하면서 아마존 보호를 위한 다자 협력 차원에서 글로벌 기금 조성을 추진하기로 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이 2020년 200억달러(25조원) 규모 ‘아마존펀드’를 제안한 바 있다. 아마존 보호는 룰라 정부의 핵심 국정 과제기도 하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개발을 통한 경제 성장을 명목으로 개간과 삼림 벌채를 허용하면서 각종 불법 행위가 이어져 아마존은 심각하게 훼손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후변화 관련해 양국은 의견을 같이한다”고 했다. 룰라 대통령은 “아마존 보호는 전 세계를 위해 필수적”이라며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새 구조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보우소나루 전 정부에서 아마존은 침략당했으며 “삼림 벌채와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게 우리의 확고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이날 회의를 마치고 미-브라질 공동성명을 통해 “아마존펀드에 대한 초기 지원을 포함해 브라질 아마존 보호·보존 프로그램을 위한 자금 제공을 위해 의회와 협력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의 방문 요청을 수락했다고 했다.
한편 양국은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에 대해서는 다소 입장이 갈린다. 미국은 서방을 이끌고 우크라이나에 전방위적인 지원을 주도하는 반면 브라질을 비롯해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일부 민주주의 국가들은 전쟁 개입을 꺼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