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예산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25년 단행한 대규모 세제 개편과 이민 정책의 영향으로 향후 10년간 미국의 재정적자 규모가 이전 추산치보다 1조 4천억 달러 더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감세와 관세 인상을 골자로 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이 재정 건전성에 미칠 부정적 여파를 공식 기관이 확인한 것으로, 미국 경제가 지속 불가능한 재정 경로에 진입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미 글로벌 경제 뉴스 매체인 블룸버그가 지난 2월 11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의회예산국은 최신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7월 승인된 트럼프 대통령의 세제 패키지가 향후 10년간 적자를 4조 7천억 달러 증가시킬 것으로 분석했다. 이 패키지는 2017년의 감세 조치를 연장하고 다수의 새로운 세제 혜택을 포함하고 있다. 여기에 불법 이민자 단속 등 강경한 이민 정책 집행에 따르는 비용 또한 약 5천억 달러가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수입 관세 인상을 통해 약 3조 달러의 추가 세수를 확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이는 감세와 정책 집행 비용으로 인한 손실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이자 부담과 재정적자 고착화
미국의 재정적자를 심화시키는 또 다른 핵심 요인은 급증하는 부채 이자 비용이다. 의회예산국은 순이자 지출이 2026년 1조 달러에서 2036년에는 2조 1천억 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막대한 부채 규모와 높은 평균 금리 수준이 맞물리면서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2026년부터 2036년까지 매년 재정적자 비율은 국내총생산 대비 5.6퍼센트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관련 데이터가 집계되기 시작한 1930년 이후 최장기간 지속되는 대규모 적자 기록이다.
목표치에 못 미치는 경제 성장률과 낙관론의 붕괴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트럼프 임기 말까지 재정적자 비율을 국내총생산 대비 3퍼센트 수준으로 낮추고 3퍼센트의 경제 성장률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해 왔다. 그러나 의회예산국의 전망치는 이와 거리가 멀다. 보고서는 미국의 경제 성장률이 2026년 2.2퍼센트를 기록한 뒤 2027년부터는 1.8퍼센트 수준으로 둔화되어 2036년까지 정체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감세와 규제 완화가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는 행정부의 장밋빛 전망이 실제 지표로 이어지기 어려움을 시사한다.
사상 최고치 경신하는 국가채무비율과 안보 위기
블룸버그는 미국의 국가채무비율이 2030년에 국내총생산 대비 107퍼센트를 돌파하며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6년에 세워진 역대 최고치인 106퍼센트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전 전망보다 최고치 도달 시점은 1년 늦춰졌으나, 부채 증가 속도는 여전히 가파르다. 이러한 부채 증가는 국방이나 주거 등 정부의 재량 지출보다는 사회보장제도와 의료보험 등 의무 지출, 그리고 이자 비용 급증에 기인하고 있어 정부의 정책적 대응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파월 의장의 경고와 지속 불가능한 재정 정책의 한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최근 브리핑을 통해 미국이 사실상 완전 고용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큰 규모의 적자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재정 상황에 대한 강력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현재의 재정 경로가 지속 불가능하며 이 문제가 제대로 다뤄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인플레이션은 장기적으로 연준의 목표치인 2퍼센트에 도달할 것으로 보이나 올해는 2.7퍼센트 수준으로 여전히 높게 유지될 전망이며, 실업률 또한 2026년 평균 4.6퍼센트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어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