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명분으로 시행해온 엄격한 이민자 추방 정책인 ‘타이틀 42’ 폐지를 앞두고 미국과 멕시코 국경 지대에 수만명의 인력을 증원하는 등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특히 매일 수천명의 이민자들이 멕시코 국경도시로 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정부 역시 강경히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우면서 혼란이 예상된다.
10일(현지시간) AF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내일(11일) 코로나19와 관련한 국가비상사태를 해제함에 따라 타이틀 42를 폐지한다.
타이틀 42는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2020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명분으로 미국 국경을 넘어온 불법 이민자들을 망명 신창 여부와 무관하게 즉각 본국으로 추방하는 정책이다.
AFP는 그동안 해당 대책으로 지난 2년6개월 동안 300만명 이상의 이민자가 미국에서 추방됐다고 전했다.
타이틀 42가 폐지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수천명의 이민자들이 미국 입국을 위해 멕시코 국경도시에 몰려들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명분으로 시행해온 엄격한 이민자 추방 정책인 ‘타이틀 42’ 폐지를 하루 앞두고 미국-멕시코 국경 지대인 엘패소에 몰려드는 이민자들을 미군이 경계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
브랜든 저드 국경경비대원 노조위원장은 로이터통신에 지난 8일과 9일 각각 1만명이 넘는 불법 입국자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라울 오르티즈 미 국경순찰대장은 “지난 5~6일간 (불법 입국자들의 수가) 급장했다”며 “타이틀 42가 폐지되면 국경을 맘대로 넘을 수 있다는 잘못된 소문의 확산도 한몫한 것으로 본다”고 NYT에 말햇다.
이에 미국 정부는 남부 국경 지역에 2만4000여명의 법 집행 인력을 배치했으며 미 국방부 역시 군 병력 1500명을 추가로 파견한다고 밝혔다.
또 합법적인 경로를 거치지 않고 불법 입국을 시도할 경우 신속히 추방하고 5년간 재입국을 금지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도 “우리 국경은 열려 있지 않다”며 미국에 불법으로 입국할 시 “언제 어디에서든 추방당할 수 있으니 목숨과 전 재산을 위험에 빠뜨리지 말아달라”고 경고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명분으로 시행해온 엄격한 이민자 추방 정책인 ‘타이틀 42’ 폐지를 하루 앞두고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국경 너머로 몰려든 이민자들이 보인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
하지만 이민자들도 절박함을 호소하며 물러서지 않는 분위기다. 특히 정치적 불안과 기후변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빈곤으로 이민자들이 급증했다고 AFP는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국경 상황 전망에 대해 “아직 지켜봐야 한다. 한동안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2024년 재선에 도전하는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이후 국경을 넘다 적발된 이민자 수가 기록적으로 증가하며 어려움을 겪어 왔다.
특히 이민 정책에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공화당에서 이를 걸고넘어지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추진하던 미국과 멕시코 국경 간 장벽 건설을 재개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