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10월 기준 구인 건수가 약 770만건에 머물며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한 가운데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둘러싼 내부 논의가 격화되고 있다고 ABC뉴스가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ABC뉴스에 따르면 미국 노동부는 이날 발표한 ‘구인·이직 보고서’에서 10월 구인 건수가 766만7000건으로 전달의 766만건과 큰 차이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22년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경기 반등 국면에서 기록한 사상 최고치 1210만건과 비교해 크게 줄어든 수치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월 해고된 근로자는 189만명으로 2023년 1월 이후 가장 많았고 자발적으로 직장을 떠난 근로자 수는 감소했다. 이는 노동시장에 대한 근로자들의 자신감이 줄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인건비 부담을 줄이려는 기업들이 ‘자연 이직’ 대신 ‘직접 해고’로 방향을 틀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ABC뉴스는 전했다.
영국 리서치회사 팬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새뮤얼 톰스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이 인건비를 통제하기 위해 자연 이직에 의존하기보다는 해고를 단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같은 고용 둔화는 연준의 기준금리 결정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연준은 이번 주 기준금리 결정 회의를 열 예정이며 인하 여부를 둘러싼 위원 간 이견이 첨예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고용 통계는 연방정부 셧다운의 영향으로 1주일가량 지연 발표됐다. 지난 9월 수치는 별도로 집계되지 않고 이번 발표에 함께 포함됐으며 이에 따라 8월의 723만건 대비 9월에 구인 건수가 일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노동부는 오는 16일 11월 고용지표를 발표할 예정이며 이와 함께 10월 신규 일자리 수치도 공개할 계획이다. 다만 10월 실업률은 셧다운 기간 중 통계 수집이 어려워 산출하지 않기로 했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은 지난달 기준 미국의 신규 일자리가 3만8000건 미만 증가하고 실업률은 9월의 4.4%에서 4.5%로 상승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여전히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지만 최근 4년 사이 가장 높은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