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카드가 국가 간 가상자산(암호화폐) 송금 시 지갑을 식별하고, 트래블룰을 준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가상자산 자격증명(Crypto Credential)’ 서비스에 나선다.
28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세계 최대 블록체인 콘퍼런스 ‘컨센서스(Consensus) 2023’에서 라흐 다모다란(Raj Dhamodharan) 마스터카드 가상자산 사업 총괄은 “한 국가에서 다른 국가로 가상자산을 송금할 때 컴플라이언스(법률 준수) 및 신원증명 과정에서 복잡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이에 마스터카드는 국가 간 가상자산 송금 시 거래 상대방을 식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트래블룰도 준수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다모다란 총괄은 폴리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테스트도 마쳤다고 밝혔다. 이후 다른 퍼블릭 블록체인으로도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그는 “그 어떤 퍼블릭 블록체인이라도 마스터카드의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여러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지원할 것임을 확실히 했다.
서비스 출시를 위해 마스터카드는 여러 기업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우선 마스터카드는 트래블룰 준수를 위해 블록체인 데이터 추적 업체 ‘사이퍼트레이스(CipherTrace)’와 협업한다. 트래블룰이란 가상자산 송금 시 송·수신자의 정보를 확인하는 제도로, 국제 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권고 사항이다. 사이퍼트레이스는 지난 2021년 마스터카드가 인수한 기업이기도 하다.
또 마스터카드는 비투미(Bit2Me), 메르카도 비트코인(Mercado Bitcoin) 업홀드(Uphold), 리리움(Lirium) 등 업체와도 파트너십을 맺고 서비스를 개발했다.
그렇다면 마스터카드가 이토록 가상자산 분야에 힘을 쏟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날 대담 진행을 맡은 대니 넬슨(Danny Nelson) 코인데스크 편집자도 이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그는 “퍼블릭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퍼미션리스(허가받지 않아도 되는)’가 핵심이고, 이는 마스터카드가 그동안 사용해온 네트워크와는 다른 점”이라며 “마스터카드 네트워크는 퍼미션리스도, 퍼블릭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퍼블릭 블록체인의 핵심은 허가 받지 않고도 네트워크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퍼미션리스’인데, 기존 마스터카드의 네트워크는 그런 탈중앙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하면, 마스터카드가 퍼블릭 블록체인 기반 자산 송금을 지원하려는 이유에도 의문이 생긴다.
이에 대해 다모다란 총괄은 중앙화된 네트워크든, 블록체인 기반의 탈중앙화 네트워크든 거래 상대방 간 기본적인 믿음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지원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어떤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송금이든 만약 돈을 잘못 보내면 돌려받을 수 있다는 기본적인 믿음이 있어야 한다”며 “이는 퍼블릭 블록체인, 즉 탈중앙화 네트워크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관점에서 마스터카드는 퍼블릭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송금의 실사용 사례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