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국가 안보의 핵심인 국방비가 무려 1조 8천억 원이나 지급되지 않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SBS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이 받아야 할 예산이 국고에서 전달되지 못하면서, 일선 부대와 방산업체들이 심각한 운영 차질을 겪고 있다.
육·해·공군과 해병대 각급 부대는 전력운영비 약 1조 원이 지급되지 않아 물품 구매, 외주비, 장병 격려 행사비조차 집행하지 못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이 집행하는 방위력 개선비 약 8천억 원도 묶여, 현무 미사일·KF-21 전투기 등 전략자산을 생산하는 업체들까지 직원 상여금과 자재 대금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라는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전력운영비 1조 원, 방위력 개선비 8천억 원이 지급되지 않았다”며 “일부가 들어왔지만 여전히 4천억 원 이상이 조달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방만한 재정 운영이 원인?
재정경제부는 “국방부와 방사청이 연말에 늦게 많은 예산을 요청해 지급이 지연됐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국방부는 “요청을 늦게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문제는 단순한 행정 지연이 아니라, 정부의 방만한 재정 운영에 있다는 지적이다. 시민단체 지원과 각종 퍼주기성 정책으로 예산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국가 안보의 최우선 항목인 국방비마저 제때 지급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재경부는 “법적으로는 2월 10일까지 예산을 지급하면 된다”고 했지만, 국방부와 방사청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방비가 수조 원 단위로 묶여 있는 현실은 정부 재정 기조의 허술함을 여실히 드러낸다는 비판이 나온다.
군 사기에 큰 타격..국고 시스템 오류?
연말 자금이 제때 지급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단순한 행정 지연을 넘어 군 사기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장병들은 연말연시 격려 행사와 복지 지원을 통해 사기를 북돋우고 새해 임무에 임하는데, 예산이 막히면서 최소한의 격려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물품 구매와 외주비 지급이 중단된 상황은 부대 운영의 불편을 넘어 장병들에게 “국가가 우리를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불신을 심어줄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사태가 단순히 사기 저하에 그치지 않고, 국가 안보의 핵심인 방위비 예산 집행이 중단됐다는 점이다. 전력운영비와 방위력 개선비가 수조 원 단위로 묶여 있는 현실은 곧 전투력 약화로 직결될 수 있으며, 이는 국가 방위 체계 전반에 심각한 공백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1조 8천억 원 규모의 국방비 미지급 사태는 단순한 재정 문제를 넘어 안보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고정보시스템 오류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정부가 무분별한 지출을 이어가다 국방비 지급마저 차질을 빚은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방비 1조 8천억 원 미지급은 단순한 행정 착오가 아니라, 안보보다 퍼주기 정책을 우선시한 정부의 재정 실패라는 점에서 심각한 파장을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