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미국 애리조나주 그랜드캐니언 등 미국 유명 국립공원을 방문하는 해외 여행객은 입장료를 100달러(약 14만 원) 더 내야 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내무부는 내년 1월 1일부터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1년간 국립공원을 방문할 수 있는 연간 이용권의 가격을 250달러(약 36만 원)로 높이고, 미국 시민·영주권자는 계속 80달러(약 11만 원)를 지불할 것이라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연간 이용권이 없는 외국인 관광객의 경우 일반 입장료와 함께 1인당 100달러의 추가 입장료를 지불해야 한다. 이러한 조치는 그랜드캐니언을 비롯해 플로리다 에버글레이즈, 캘리포니아 요세미티, 콜로라도 로키산맥 등 방문객 수 상위 국립공원 11곳에 적용된다. 그랜드캐니언의 일반 입장료는 현재 도보 20달러 수준이다.
또 국립공원관리청(NPS)에 모든 허가·예약 시스템에서 외국인 방문객보다 미국 거주자를 우선하도록 지시했다. 내년부터 운영되는 ‘2026 국립공원 무료입장일’에서도 외국인은 제외된다.
미 내무부는 이런 조치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서명한 행정명령에 따른 것이라며 외국인 관광객으로부터 발생하는 추가 수입이 국립공원 개선과 이월된 유지보수 프로젝트에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더그 버검 내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은 항상 미국 가정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며 “이러한 정책은 이미 국립공원을 지원해 온 미국 납세자들이 계속해서 저렴한 가격으로 국립공원을 이용하도록 하면서 해외 방문객들이 미래 세대를 위해 국립공원을 유지하고 개선하는 데 공정한 몫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미국 국립공원 입장객 수는 2023년보다 600만 명이 증가한 3억3100만 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국립공원보존협회에 따르면 요세미티, 텍사스주 빅벤드 등 일부 국립공원의 인력이 감소해 인해 공원 폐쇄, 프로그램 축소, 응급대응 작업 지연이 발생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2026 회계연도에 국립공원관리청 예산에서 10억 달러(약 1조 4600억 원) 이상 삭감을 제안했다. 이는 전년도 기관 예산의 3분의 1 이상을 줄이는 것에 해당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