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라리사 인근에서 한밤중에 발생한 열차 충돌 사고 인명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1일 오후 4시35분 기준 로이터통신과 AFP 등은 32명이 숨지고 85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미국 CNN은 사망자가 최소 38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사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그리스 중부 라리사 외곽에서 아테네에서 북부 테살로니키로 향하는 열차와 테살로니키에서 라리사로 향하는 화물차가 정면 충돌했다고 보도했다.
열차는 강렬한 충돌 여파로 ㄱ자로 꺾어져 선로 밖으로 튕겨 나갔다. 구조된 승객들에 따르면 일부 열차 칸에서는 화재도 발생했다.
콘스탄티노스 아고라스토스 주지사는 열차에 타고 있던 승객 총 350명 중 250명이 버스로 대피했다고 전했다. 부상자 85명 중 53명은 병원으로 이송됐다.
라리사 인근 병원 2곳이 부상자 담당 병원으로 지정됐으며 테살로니키·아테네 소재 군 병원도 경계 태세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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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그리스 라리사 인근 열차 충돌 사고 당시 열차에 탑승하고 있던 승객 중 생존자들이 테살로니키로 대피하는 버스에 오르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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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그리스 라리사 열차 충돌 사고 현장에 잔해를 수습하기 위한 크레인 등 중장비가 동원됐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
현장에는 소방 인력 150명과 구급차 40대가 구조 작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열차 속에 갇힌 사람들을 꺼내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잔해 더미를 본 한 구조대원은 “평생 이런 사고를 본 적이 없다”며 “비극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시간이 지났는데 시신이 발견되고 있다”고 전했다.
소방 당국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두 열차가 매우 강하게 충돌한 것으로 보인다”며 “승객들이 대피하기 매우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지 매체는 “그리스 사상 최악의 열차 사고”라며 사순절 연휴를 맞아 가족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집으로 향하는 학생들이 많은 시기였다고 덧붙였다.
그리스 철도 회사 OSE의 기관사 노조 위원장은 “상상할 수 없는 사고”라며 “안전 시스템이 작동했다면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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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그리스 라리사에서 발생한 열차 충돌 사고로 다친 승객이 구급대원에게 응급 처치를 받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
승객 안젤로스(22)는 AFP통신에 “악몽이었다”며 “아직도 몸이 떨린다”고 했다. 그는 “충돌이 마치 거대한 지진 같았다”고 회상했다.
현지 매체 올라리사와 인터뷰 한 젊은 여성 승객은 눈물을 흘리며 “귀청이 터질 듯한 소리가 났고 열차가 몇 분 동안 멈춰 있었다”고 했다.
열차에 타고 있던 남성은 “주변에 다른 부상자들은 피로 얼룩져 있었다”고 말했다.
정부는 긴급회의를 열고 보건부·내무부 장관 등이 각각 현장과 위기관리센터를 나눠 맡아 대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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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그리스 라리사 열차 충돌 현장에서 구조 대원들이 잔해 속에 깔린 생존자를 찾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