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의 리그 우승이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기세등등했던 나폴리가 여전히 무서운 기세를 자랑하는 동안 경쟁자들은 주춤하면서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세리에A 2위 인터 밀란은 14일(이하 한국시간) 이탈리아 제노바의 루이지 페라리스에서 열린 삼프도리아와의 2022-23시즌 세리에A 22라운드에서 0-0으로 비겼다.
리그 19위인 삼프도리아를 상대로 승점 3점 획득에 실패한 인터 밀란은 승점 44(14승2무6패)에 머물렀다. 주춤한 인터 밀란 덕에 선두 나폴리는 미소 짓고 있다.
나폴리는 전날 최하위팀 크레모네세를 상대로 3-0 완승을 거두면서 승점 59(19승2무1패)를 기록하게 됐다. 인터 밀란과는 무려 15점 차다.
나폴리는 올 시즌 시작부터 심상치 않은 전력을 자랑했다. 시즌 초반 2승2무를 기록한 나폴리는 라치오를 시작으로 2022 카타르 월드컵 휴식기 전까지 11경기 연속 승리를 챙겼다.
월드컵 휴식기 이후 인터 밀란에 0-1로 덜미를 잡혔지만 4일 뒤 펼쳐진 삼프도리아 원정 경기에서 2-0 승리를 거두면서 분위기를 빠르게 추슬렀다.
이후 나폴리는 리그 상위권의 유벤투스(5-1), AS로마(2-1)를 제압하는 등 6연승 행진을 이어가면서 리그 선두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나폴리의 올 시즌 성공은, 사실 많이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 나폴리는 올 시즌을 앞두고 칼리두 쿨리발리, 파비안 루이스, 로렌초 인시녜, 드리스 메르텐스 등 주축이었던 선수들과 작별했다.
이들을 대신해 아직 빅리그에서 검증이 안 된 김민재,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 등을 영입했다. 일각에서는 나폴리의 전력이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신입생들이 빠르게 팀에 안착해 상승세를 이끌었다. 김민재는 수비의 핵심이었던 쿨리발리의 빈 자리를 완벽하게 메웠다. 빠른 판단력과 스피드를 앞세운 김민재 덕에 나폴리는 안심하고 전체적인 라인을 올려 공격적인 축구를 펼치고 있다.
크바라츠헬리아는 나폴리의 왼쪽 측면을 책임지면서 벌써 리그에서 9골9도움을 기록 중이다. 그동안 조지아, 러시아 무대에서만 뛰었던 크라바츠헬리아는 빅리그 데뷔 시즌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신입생들과 함께 팀의 핵심으로 자리 잡은 빅터 오시멘, 스타니슬라브 로보트카, 피오트르 지엘린스키, 조반니 디 로렌초 등의 활약이 더해지면서 나폴리는 세리에A에서 좀처럼 넘볼 수 없는 팀이 됐다.
나폴리의 강력함은 기록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나폴리는 22라운드까지 최다 득점(54골), 최소 실점(15골)을 기록 중이다. 득점은 경기당 2골 이상이고, 실점은 1골도 되지 않는다.
올 시즌 내내 나폴리의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상황에서 이를 추격했던 인터 밀란, AC밀란, 라치오, AS로마 등은 중요한 순간마다 덜미를 잡히며 추격 의지가 꺾였다. 유벤투스는 회계 조작 사건으로 승점 15점이 삭감되며 나폴리와 어느새 멀어졌다.
나폴리의 계속된 승승장구에 수장인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도 자신감을 얻었다. 스팔레티 감독은 “인생에는 되돌릴 수 없는 순간이 있다”면서 “우리는 2개의 우승(리그, UCL)을 위한 도박을 하기로 결정했다.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올 시즌 더블 달성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나폴리 팬들은 ‘나폴리의 신’이었던 고(故) 디에고 마라도나가 활약했던 1989-90시즌 이후 33년 만에 리그 우승을 즐길 준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