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 은행의 파산에 이어 다음 뇌관은 상업용 부동산 대출(CRE)이 될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금리인상으로 가뜩이나 차입비용이 증가하고 부동산 가치가 하락했는데 두 은행의 몰락으로 상업용 부동산 대출을 조이기까지 하고 있기 때문에 위험한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FT는 “5조 6000억 달러(약 7227조 원)에 달하는 CRE 대출 시장의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JP모건 분석가들에 따르면 미국 대출 기관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수천 개의 중소 은행의 상업용부동산(CRE) 대출은 전체의 약 70%를 차지한다. CRE 대출은 소형 은행 전체 대출의 43%를 차지하며, 대형 은행의 경우 13%에 불과하다.
상업용 부동산의 가치가 떨어지는 이유는 코로나19 여파로 재택근무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무디스에 따르면 2019년 이후 상위 25개 시장의 공실률이 각각 상승했다. 샌프란시스코의 피해가 가장 커서 공실률이 3년 전의 5%에서 2022년 말에는 약 19%가 됐다.
하지만 지난 22일 기자회견에서 CRE 위험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연준이 해당 부문에 (문제가) 집중하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이 문제가 은행들이 경험한 다른 스트레스와 비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CRE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전문가와 매체들은 점차 늘고 있다. 25일 비즈니스인사이더(BI) 역시 지역 은행, 주식 시장, 그 다음으로 폭락할 부문이 상업용 부동산이라고 밝혔다. 높은 공실률에 높은 금리의 재융자가 결합하면 은행들과 주식, 그리고 더 넓은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보스턴프라퍼티(BXP) 상업용 리츠(REITs)의 주가는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거래되며, 팬데믹이 시작되기 직전에 기록한 최고치보다 약 68% 하락했다.
JP모간은 “우리는 상업용 주택 담보 대출의 약 21%가 최종적으로 채무 불이행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