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시장의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 발표를 앞두고 주식을 대거 매도, 또 다시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커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말 테슬라 차량에 대한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는 뉴스가 쏟아지자 약 36억 달러(약 4조4460억원)에 달하는 테슬라 주식을 매각했다.
불과 며칠 후인 지난 2일 테슬라는 시장의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발표했다. 이 실적 발표 이후 테슬라의 주가는 급락했다.
이는 머스크가 4분기 실적이 좋지 않아 주가가 급락할 것을 미리 예견하고 실적 발표 전 주식을 대거 매도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만약 실적이 좋지 않아 주가가 급락할 것을 예견하고 주식을 사전에 대거 매각했다면 내부자 거래에 해당한다.
듀크대학의 증권법 교수인 제임스 콕스는 “이번 사안은 미국의 증권 감독 당국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큰 관심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12월 12일부터 14일까지 약 2200만 주를 주당 평균 163달러에 매각했다. 그러나 1월 2일 실적 발표 이후 3일 테슬라의 주가는 108달러까지 떨어졌다.
머스크가 주가가 108달러까지 떨어지기 전에 평균 163달러에 주식을 대량으로 매도한 셈이다.
일반적으로 SEC의 규칙은 기업 내부자가 중요한 비공개 정보를 알고 있는 동안 회사의 주식을 거래하는 것을 금지한다.
그러나 예외도 있다. 예를 들어, 임원 및 이사는 ‘10b5-1’ 계획으로 알려진 미리 설정된 거래 일정에 따라 매수 또는 매도할 때 규칙 위반을 피할 수 있다. 머스크는 이전에 그러한 계획에 따라 주식을 매도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10b5-1 계획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SEC와 머스크가 다시 분쟁에 휘말릴 소지가 다분한 것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유진 기자 |
앞서 SEC와 머스크는 분쟁을 벌인 적이 있었다. 머스크는 지난 2018년 8월 7일 “테슬라를 주당 420달러에 비상장 회사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트윗을 날렸다. 머스크는 그러나 얼마 후 “자금 확보에 실패했다”며 이를 백지화했다.
이 소동으로 테슬라 주가는 급락했다. 시총이 약 140억 달러 정도 증발했다.
이에 SEC는 머스크를 증권사기 혐의로 고소했고, 이후 머스크는 벌금을 물고 SEC와 합의했다.
한편 머스크와 테슬라는 물론 SEC도 이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고 WSJ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