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중국인들은 매우 영리하고 열심히 일한다며 테슬라의 최대 라이벌은 중국 업체라고 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언론은 약속이나 한 듯 “머스크가 또 중국 띄우기에 나섰다”고 일제히 보도하고 있다.
27일 한 신문은 ‘머스크 또 중 띄우기, 테슬라 따라올 기업은 중국 업체’, 다른 신문은 ‘머스크 중국 전기차 업체 존경 또 중국 달래기’ 등의 제목을 달고 문제의 발언을 전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좀 다르다. 실제 중국의 자동차 산업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어서다.
중국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모두 311만대의 자동차를 수출, 독일을 제치고 세계 2위에 올랐다. 독일은 261만대를 수출, 3위에 머물렀다.
이젠 1위 일본만 남겨 두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약 320만 대의 차량을 수출, 세계 1위를 기록했지만 중국과 차이가 크지 않아 곧 추월당할 전망이다.
중국의 자동차 수출이 급증한 것은 전기차 수출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해 전기차 67만9000 대를 수출했다. 이는 전년 대비 120% 급증한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이 미국이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에 중국이 세계 제2의 자동차 수출국에 오르자 미국이 경악하고 있다고 보도할 정도다.
해당 기사 – 블룸버그 갈무리 |
이 같은 상황에서 머스크가 문제의 발언을 했다.
그는 지난 25일 테슬라 4분기 실적 발표 이후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중국 업체가 테슬라의 라이벌”이라며 “중국업체가 테슬라의 뒤를 이어 세계 2위의 전기차 업체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 전기차 회사들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중국인들은 세계에서 가장 열심히 일하고 가장 똑똑하게 일한다. 중국의 전기차 업체들이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회사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미 중국의 대표적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가 차량 제조 기준으로 테슬라를 추월하는 등 중국 전기차 업체는 약진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머스크의 발언은 중국에 대한 단순한 말대접이 아니라 위기감의 발로일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