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가 지정학적 리스크 속에서도 중장기 상승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업 지배구조 개혁과 자본 효율성 개선 등 이른바 ‘기업 DNA 변화’가 본격화되면서 코스피가 향후 2년 내 최대 8500선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모건스탠리는 17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한국 기업의 구조적 변화가 지속될 경우 코스피는 7500~8500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코스피는 중동 지정학 리스크 영향으로 최근 고점 대비 조정을 받았지만, 밸류에이션은 역사적 저점 수준에 근접해 있어 오히려 개혁 수혜주에 대한 재진입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보고서는 한국 자본시장 개혁이 이미 정책 단계는 상당 부분 마무리됐으며, 현재는 기업들의 실행 단계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정부와 여당이 공조를 통해 상법 개정,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주요 개혁을 빠르게 추진하면서 제도적 기반은 마련됐다는 평가다.
이제 시장의 초점은 지배구조 및 투명성 개선, 소유구조 및 사업 재편, 자본 배분 및 주주환원 확대, 기관 및 주주 행동 강화 등 기업들의 실제 행동 변화로 이동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자본관리 개선은 가장 쉬운 과제지만, 가장 큰 상승 여력은 지배구조 및 사업구조 개편에서 나온다”고 분석했다.
이번 변화의 특징은 일회성 정책이 아니라 구조적 흐름이라는 점이라고 모건스탠리는 설명했다. 특히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와 행동주의 투자 증가가 기업 변화 압력을 높이고 있다. 실제로 주주제안 건수는 2024년 이후 급증하는 추세다.
보고서는 “한국 시장이 단순 경기민감형 시장에서 지배구조 개혁이라는 구조적 스토리를 가진 시장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과거 일본의 기업개혁 사이클과 유사한 흐름으로, 장기적으로 밸류에이션 재평가(리레이팅)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대기업 집단의 변화가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보고서는 한화, SK, LG, 롯데, 현대차그룹 등을 구조 개편 가능성이 높은 그룹으로 꼽았다. 이들 기업은 순환출자 해소, 비핵심 자산 매각, 지배구조 단순화, 세대 승계 등 구조적 변화를 통해 기업가치 재평가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다.
반면 중견 그룹은 변화 속도가 느리지만, 개혁이 본격화될 경우 오히려 더 큰 상승 여력을 가질 수 있다는 평가도 함께 제시됐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지정학적 리스크라는 변수가 있다. 보고서는 중동 긴장 고조, 에너지 가격 상승, 글로벌 경기 둔화 등이 장기 개혁효과를 일시적으로 상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최근 코스피 조정 역시 이란 관련 긴장과 에너지 가격 불안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결론적으로 모건스탠리는 현재 시장을 “단기적으로 소음이 있지만 장기적으로 구조 변화의 초입에 있다”고 규정했다. 보고서는 “지정학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업 개혁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 조정은 중장기 투자자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