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이 20일 대전 유성구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대한민국과 엘살바도르의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굳은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3.6.20/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또 다시 첫승 사냥에 실패했다. 공수가 조화를 이루지 못한 클린스만호는 4번째 평가전에서도 답답한 경기로 아쉬움을 남겼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엘살바도르와의 평가전에서 1-1로 비겼다.
한국은 이날 후반 4분에 터진 황의조(서울)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지만 후반 42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실점, 무승부에 그쳤다.
앞서 남미의 콜롬비아(2-2 무), 우루과이(1-2 패), 페루(0-1 패)를 상대로 승리하지 못한 클린스만호는 그나마 약체로 평가받는 엘살바도르를 상대로 첫승을 기대했다. 엘살바도르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5위로 27위인 한국에 크게 뒤쳐진다.
엘살바도르는 지난 15일 일본 원정에서 0-6으로 완파했기 때문에 클린스만호가 무난하게 승리를 따낼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골이 급한 클린스만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미드필더 이재성을 빼고 황의조를 투입하면서 공격수 숫자를 늘렸다. 황의조는 투입 4분 만에 득점, 기대에 보답했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20일 대전 유성구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대한민국과 엘살바도르의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1대1 무승부를 거둔 뒤 아쉬워 하고 있다. 2023.6.20/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
하지만 이후가 문제였다. 최전방에 공격수만 2명이 되면서 중원이 헐거워졌다.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인 박용우(울산)가 몸에 불편함을 느껴 빠지자 중원의 무게감은 사라졌다. 이는 엘살바도르가 역습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이어졌고 결국 정규 시간 3분을 남겨 놓고 내준 프리킥 상황에서 실점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직접 뽑은 선수들로 팀을 꾸린 6월 A매치를 통해 자신의 색깔을 보이려고 많은 신경을 썼다. 특히 전과 다르게 눈에 들어온 변화는 투톱 전술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2명의 공격수가 전방에 있으면 더 많은 기회가 생긴다. 대회를 치르면 수비적으로 내려서는 팀들을 만날텐데 2명의 공격수를 활용하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며 아시안컵 정상에 오르기 위해 투톱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투톱을 가동하면서 중원에서 숫자가 적어지고 기동력이 떨어진 한국은 공격과 수비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고 결국 실점까지 내줬다.
클린스만 감독이 취임 후 밝힌 ‘공격적인 축구’를 위해 공격수 숫자를 늘린 부분은 좋지만 이에 따른 공수 간격과 균형 등은 아직 신경쓰지 못하는 부분이다.
한 축구계 관계자에 따르면 클린스만 감독은 수비적으로 물러 선 팀을 평가전 상대로 요구하는 등 아시안컵 정상에 오르기 위해 공격을 우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아시아의 많은 팀들이 한국을 상대로 마냥 물러나서 수비만 하지 않는다. 클린스만 감독은 공격 강화보다 공수 균형을 우선 강조하고 해결책을 찾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