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판매 중인 인공눈물 제품을 사용했던 55명의 환자들이 녹농균에 감염돼 1명은 숨졌고, 5명은 실명되는 일이 벌어졌다. 인공눈물은 잘못 보관하거나 사용하는 과정에서 안질환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외신은 뉴욕·뉴저지 등 미국 12개 주에서 제약사 글로벌파마(Global Pharma)의 인공눈물 ‘에즈리케어'(EzriCare)를 사용한 55명이 녹농균에 감염돼 이 중 1명이 숨지고, 5명이 실명되는 등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추가 지시가 나오기 전까지 제품 사용 중단을 1일 권고했고 미 식품의약국(FDA)도 해당 제품의 사용 금지 조치를 내렸다. 제약사는 2일부터 자발적인 제품 회수에 나섰다.
CDC는 성명에서 “방부제가 없는 안약과 관련이 있을 수 있는 세균 감염으로 최소 1명이 사망했다”며 “눈 감염으로 인한 영구적인 시력 상실, 입원, 혈류 감염 환자 1명 사망 등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CDC는 항생제 치료에 내성이 있는 박테리아인 녹농균(슈도모나스 에어로기노사·Pseudomonas aeruginosa)에 감염된 55건을 찾아냈다. 이는 눈 뿐만 아니라 폐나 혈액을 감염시킬 수 있고 눈과 연결된 비강으로부터 폐와 혈류에 도달할 수 있다.
이 제품을 사용한 뒤 사망한 사람은 실제로 박테리아가 혈류에 도달해 숨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밖에 미 보건당국은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인공눈물보다 의사 처방에 따른 안약 사용도 권고했다.
한편, 인공눈물은 잘못 보관하거나 사용하는 과정에서 공기에 자주 노출시켰을 때 세균이 번식하기 쉽다. 세균으로 오염된 인공눈믈을 사용하면 감염성 결막염과 각막염 발생 위험이 있다.
방부제가 들어간 인공눈물에는 독성이 강한 벤잘코늄이라는 성분이 있다. 방부제가 든 인공눈물을 하루 6회 이상 점안하면 벤잘코늄이 드물게 각막염을 유발할 수 있어 인공눈물을 자주 사용한다면 방부제가 없는 일회용 인공눈물이 안전하다.
한번 개봉한 인공눈물의 사용기한은 1개월 이내다. 일회용 인공눈물은 개봉 후 하루 이상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인공눈물을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고개를 완전히 뒤로 젖혀 인공눈물을 투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자세는 투입구 부분을 눈에 닿게 해 세균 감염 위험을 높인다. 고개를 30도 정도 뒤로 젖히고 아래 눈꺼풀을 손으로 잡아 흰자위나 빨간 살 부분에 살짝 떨어뜨리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