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보도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주에서 사람에게 보고된 적 없는 H5N5형 조류독감 변종이 확인되면서, 9개월 만에 첫 인체 감염 사례가 발생했다.
환자는 그레이스하버 카운티에 거주하는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층으로, 이달 초부터 병원에 입원 중이다.
보건당국은 정확한 감염 경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뒷마당에서 기르는 가금류(Backyard poultry)와의 접촉이 주요 의심 요인으로 보고 있다.
■ 사람 간 전파는 확인되지 않아… CDC “전반적 위험은 낮다”
CDC는 미국 내 사람 간 전파 사례는 아직 단 한 건도 없다고 밝혔다.
다만, 워싱턴주 보건부는 예방 차원에서 환자와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추적해 증상 확인·검사·예방 치료를 진행 중이다.
조류독감은 일반적으로 침·분비물·배설물·감염된 소의 우유 등을 통해 전파된다.
특히 겨울철 이동성 야생조류가 지역 가금류와 만나는 시기에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 WHO 전문가 “쉽게 인간 바이러스로 바뀌진 않지만… 팬데믹 잠재력은 여전”
세계보건기구(WHO) 인플루엔자 생태 연구센터 리처드 웹비 박사는 “이 바이러스가 오리 바이러스에서 인간 바이러스로 쉽게 전환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그렇다고 절대 불가능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몇 가지 생물학적 조건이 맞아떨어지면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 미국 내 조류독감 인체 감염 70건… 대다수는 동물 관련 직종
CDC 집계에 따르면 이번 확진을 포함해 미국 내 조류독감 인체 감염 사례는 총 70건이다.
- 소 관련 작업자 41명
- 가금류 작업자 24명
- 기타 동물 접촉 2명
- 노출 불명 3명
올해 1월에는 고령층 환자 1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대부분 눈 충혈, 발열 등 비교적 경미한 증상을 보였으나 일부는 중증으로 진행했다.
■ 당국, 예방 행동수칙 당부
워싱턴주 보건부와 CDC는 다음과 같은 조치를 권고하고 있다.
● 동물·축산 작업자
적절한 보호장비(PPE) 착용
동물 배설물 접촉 주의
● 일반 주민
새 먹이통 주변 등 조류 배설물 청소 시 장갑 착용
희석한 표백제(1:10) 또는 살균제(Lysol 등)로 소독
아픈 야생동물·죽은 새 접촉 금지
죽은 새는 마스크·장갑 착용 후 비닐봉지로 이중 포장해 폐기
날고기·생우유·비살균 치즈 등 비가열·비살균 식품 섭취 금지
● 독감 예방접종 권고
일반 독감 백신은 조류독감을 막을 수 없지만, 두 바이러스 동시에 감염돼 돌연변이가 생길 위험을 낮춘다는 이유로 예방접종이 권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