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준금리의 고점이 올해 6월 6%에 육박할 수 있다는 전망이 확률은 낮지만 주목을 받고 있다. 금융시장 참여자들은 올해 미국 금리가 어디까지 오를지에 대한 전망치를 계속해서 수정하며 5개월 안에 거의 6%까지 오를 확률을 낮지만 염두에 뒀다.
◇”고점 8%도 가능…연준 많이 뒤처졌다”
21일(현지시간) 경제전문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에 반영된 6월 미국 금리고점은 5.75% 미만일 가능성이 높지만 5.75~6%가 될 확률도 4.4%다.
지난 10일 선물가격에 반영된 금리고점이 6%에 달할 확률이 2%였던 것보다 높아졌다. 지난달만 해도 확률은 제로(0)였다는 점에서 시장 참여자들이 금리 6% 가능성을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연준이 가장 최근인 지난해 12월 내놓은 금리전망(점도표)을 보면 올해 고점은 5.1% 수준이다. 하지만 그 사이 강력한 경제를 보여주는 일련의 지표들이 나왔고 다음달 갱신되는 점도표에서 올해 고점이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에 더 힘이 실린다.
AGF투자의 톰 나카무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마켓워치에 “지속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금리 인하는 완전 논외가 됐다”며 “금리가 올해 후반으로 갈수록 6%로 향하기 더욱 쉬워졌다”고 말했다.
심지어 리서치업체 매크로하이브의 도미니크 도와르-프리카우트 애널리스트는 전날 투자 노트에서 금리 고점 8%까지 베팅했다. 그는 1년 전 이미 이 같은 고점 8% 전망을 내놓았다며 “높은 인플레이션 체제에 갇혀 있고 통화정책이 아직도 너무 느슨하며 연준이 (추세) 곡선에 크게 뒤처져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제약적 금리 지연효과
다른 경제전문 매체 포브스 역시 21일 “지금 시장이 예상하는 올해 금리고점은 5.25~5.5%이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심지어 6%까지 도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시장은 연준이 전망했던 고점 5% 수준조차 의심하며 연말 금리인하까지 베팅했다. 하지만 이제 시장은 고점 5%를 거의 확신하고 있고 올해 금리가 5%와 6% 사이 어디에 안착할지가 관건이라고 포브스는 설명했다.
시장의 전망이 급변한 가장 큰 이유는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 2%를 향해 원하는 만큼 빠르게 낮아지지 않기 때문이다. 고용시장과 경제 성장은 예상보다 견고해 연준 입장에서는 추가적 인플레이션 압박을 낮춰야 한다.
게다가 통화정책의 지연적 효과(lagged effects)도 연준을 압박한다고 포브스는 지적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높은 금리가 경제를 제약하는 효과는 1년 정도 지나야 감지된다. 연준은 현재 금리가 제약적이라고 판단하는데 계속 긴축압박을 키우면 1년 후 경제가 심각한 침체에 빠질 위험이 크다.
◇고금리 장기화에 더 큰 고통 우려
경기가 너무 뜨거우면 연준이 금리를 예상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더 오래 끌고 갈 수 있다. 고금리 장기화는 경기가 급격하게 하락할 가능성을 키우고 이는 시장에 더 큰 고통을 유도할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전망했다.
투자관리업체 파밀러앤워싱턴의 마이클 파 사장은 WSJ에 “지금이 완벽하게 착륙해 정확하게 금리를 조정할 수 있는 시기일 수 있다”면서도 연준 역사상 그런 임무와 관련한 과거 기록은 형편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연준의 다음 회의가 열리는 3월 22일 시장의 금리 기대치를 조정할 단초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연준은 점도표를 갱신해 지난 3개월 동안 변화를 반영할 것이다.
새로운 점도표는 시장과 연준이 금리 전망과 관련해 같은 입장에 서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포브스는 예상했다. 일단 연준이 최소 6월까지는 금리를 계속 올린다는 것에는 일치를 봤지만 그 이후는 연준 내부에서조차 입장차도 있다고 포브스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