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을 아흐레 앞두고 사전 투표함에 불이 붙어 수백 장에 이르는 투표용지가 소실되는 일이 벌어졌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투표함이 불탄 곳은 오리건주(州) 포틀랜드와 워싱턴주 밴쿠버 두 곳으로, 불과 몇 시간 사이에 연달아 화재가 발생했다. 경찰은 방화가 의심되는 두 사건이 3주 전, 밴쿠버의 다른 투표함 근처에서 의심스러운 장치가 발견된 것과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 FBI와 병행 수사 중이다.
관리들은 모든 투표함에는 소화장치가 장착돼 있었지만 밴쿠버에서는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포틀랜드에서는 투표용지가 3장만 손상되는 데 그쳤지만 밴쿠버에서는 수백장이 타버린 이유다.
포틀랜드 선거관리 당국은 다행히 투표용지 봉투의 유권자 이름을 확인했다며 연락을 취해 새로운 투표용지를 배부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반면 그레그 킴지 클라크카운티 감사원은 소실된 투표용지의 정확한 수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했다. 유권자 확인가 가능한 경우에는 연락할 예정이지만, 킴지는 수백장에 이르는 투표용지의 주인을 일일이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지난 26일 오전 11시 이후 투표용지를 제출한 유권자는 사무실에 연락해 새 투표용지를 발급받도록 안내했다.
오리건과 워싱턴주에서는 대부분의 투표가 우편을 통해 실시된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유권자들에게 투표용지를 보내면 유권자들이 표기 후 다시 우편으로 반환하는 식이다.
이번 투표함 화재는 현재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연방 상·하원 의원 선거에도 “불확실성을 불어넣었다”고 WP는 지적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는 자신의 투표용지를 선관위에 제대로 전달하라는 유권자들의 촉구가 쏟아졌다.
스티브 홉스 워싱턴 국무장관은 “민주적 절차를 훼손하려는 위협이나 폭력 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며 유권자들에게 정부 사이트를 방문해 자신의 투표용지가 잘 접수됐는지 추적하라고 당부했다.
한편 지난 24일에는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35세 남성이 우편함에 불을 지른 혐의로 체포된 바 있다. 주 선관위 관리들은 투표용지 약 20장이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