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 정가에서 부채 상한을 둘러싼 협상이 최종 타결되면서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국가부도)라는 대재앙을 가까스로 피했다.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의 케빈 매카시 하원 의장은 일요일인 28일(현지시간) 부채상한을 인상하는 초당적 합의안을 최종 도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정말 중요한 진전이 이뤘다”며 “이제 의회가 초당적 합의안을 승인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합의로 “재앙적 디폴트 위협이 사라지고 힘들게 이룩한 역사적 경제회복을 보존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러면서 “어느 누구도 원하는 모든 것을 얻지는 못한다는 것이 타협”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매카시 하원 의장을 비롯한 공화당의 지도부는 28일 늦게 성명을 내고 이번 합에 대해 “일련의 역사적 승리”라고 선언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매카시 의장은 현충일 휴가를 마치고 의원들을 31일 의회로 소환해 이번 합의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이번 합의는 현재 31조4000억달러인 부채상한을 2년 동안 유예하되 비국방부문의 정부지출 증액을 1%대로 낮추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채상한 문제가 2024년 차기 대선 이전에 다시 불거질 위험을 차단하는 정치적 성과를 이뤘다. 그 대가로 공화당은 연방 정부지출의 한도를 제한하는 목표를 달성했다.
하지만 일부 강경파 의원들은 보이콧을 예고하고 있어 표결까지 난항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공화당은 미 하원을 222대 213으로 장악하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상원을 51대 49로 장악하고 있어 합의안이 의회의 문턱을 넘어서려면 양당 온건파들의 절대적 지지가 필요하다.
양당 의원들은 31일 표결하기 전 72시간동안 합의안을 검토할 시간이 주어진다. 이후 상·하원이 디폴트 시한(6월5일)까지 각각 합의안을 통과시켜야 비로소 미국은 디폴트를 모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