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가 사우스캐롤라이나 호리카운티(Horry County) 캐롤라이나 포리스트 지역의 주택 5채를 자금세탁 및 마약 밀매, 테러 연루 혐의로 압수하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
연방 소송문에 따르면 해당 주택들은 중국 화학기업 ‘선디아 케미컬(Sundia Chemical)’과 멕시코 마약조직 ‘시날로아 카르텔(Sinaloa Cartel)’이 연루된 불법 자금 흐름의 은닉 수단으로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 219만 달러 상당 부동산 몰수 대상
이번에 몰수 대상에 오른 부동산은 캐롤라이나 포리스트의
▲포트힐웨이(Fort Hill Way) 9000번대 블록 2채
▲캘훈폴스드라이브(Calhoun Falls Drive) 100·400·500번대 블록 3채 등 총 5채로, 감정가 약 219만5,865달러(약 30억 원)에 달한다.
■ 핵심 인물은 중국인 모녀
연방 소송에 따르면, 피고로 지목된 인물은 24세 중국 국적 여성 젠 루이치(Ruiqi Zeng)와 그의 어머니 류추안(Liu Chuan)이다.
Zeng은 존스홉킨스대학교 재학 중 미국에 체류했으며, 2022년 학생비자(F-1)로 입국해 2024년 11월 중국으로 귀국했다.
그는 캐롤라이나 포리스트 내 4채의 주택을 본인 명의로 매입했으며, 나머지 1채는 어머니 류추안 명의로 되어 있다.
류추안은 중국 상하이 소재 선디아 케미컬(Sundia Chemical)의 총경리이자, 홍콩 법인 선디아 HK(Sundia HK)의 대표로 알려졌다.
■ 멕시코 카르텔과의 연계
연방 수사관들은 선디아 케미컬과 선디아 HK가 멕시코의 ‘노트패시프(Nortpacif)’와 ‘벨켈(Belkel)’ 등을 통해 메스암페타민 제조용 화학물질(전구체)을 공급했다고 밝혔다.
이들 회사는 ‘시날로아 카르텔’에 화학 원료를 공급하고, 수익금 일부를 미국 내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세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Nortpacif는 2019년부터 2024년 사이 중국에서 2,400만 달러 상당의 화학물질을 수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 ‘뉴스타 홀딩스’ 통한 돈세탁
Zeng은 2023년 미국 머틀비치에 ‘뉴 스타 홀딩스(New Star Holdings, LLC)’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이를 통해 중국과 멕시코에서 유입된 불법 자금을 부동산 매입에 전환한 것으로 연방 소장은 밝히고 있다.
뉴 스타는 실제 영업활동이 거의 없는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로, 2023~2024년 머틀비치 노스오크가(North Oak St.)에 사무실 2곳을 임차했으나, 재고나 고객은 전무했다.
■ 캘리포니아서 화학물질 적발
사건의 결정적 단서는 2025년 5월 30일 캘리포니아 롱비치항(Long Beach Port)에서 DEA(미국 마약단속국)이 디큐밀 퍼옥사이드(Dicumyl Peroxide) 약 11만 파운드(약 50톤)를 압수하면서 드러났다.
문제의 선적 서류에는 발송자 주소가 캐롤라이나 포리스트 Fort Hill Way 소재 주택으로 기재되어 있었으며, 이 주택은 Zeng 명의였다.
■ 자금 흐름 추적 결과
연방수사국(FBI)과 재무부는 Zeng이 미국 체류 중 개설한 두 개의 계좌를 추적했다.
개인 계좌에는 2022~2024년 사이 약 317만 달러가 입금되었고, 대부분이 홍콩 선디아 HK로부터 22차례 송금된 248만 달러였다.
법인 계좌(New Star Holdings)에는 2023~2025년 사이 총 950만 달러가 유입되었으며, 이 중 510만 달러는 멕시코 Nortpacif, 166만 달러는 선디아 HK로부터 송금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자금은 대부분 캐롤라이나 포리스트 내 5채 주택 매입대금으로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 ‘FTO 지정’ 이후 자산 매각 시도
시날로아 카르텔은 2025년 미 국무부에 의해 ‘외국 테러조직(Foreign Terrorist Organization)’으로 공식 지정됐다.
이후 선디아 측은 연방 당국의 압류 통보를 받았고, Zeng의 가족은 보유 주택 3채를 매물로 내놓은 뒤 나머지 2채는 그대로 보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 연방정부, 주택 몰수 영장 청구
연방 검찰은 이번 소송을 통해 5채 주택에 대한 체포영장(warrant of arrest in rem)을 발부받아 연방 자산으로의 몰수(forfeiture)를 요청했다.
수사당국은 “중국·멕시코·미국을 잇는 복합 자금세탁 네트워크가 부동산 투자로 위장된 사례”라며, “해외 화학회사와 마약 카르텔 간 거래 추적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