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Associated Press) 보도에 따르면 미국 내 커피 가격이 관세 인상과 악천후의 이중 타격으로 급등하고 있다.
미 정부 통계에 따르면 9월 기준 미국 내 분쇄 커피 1파운드 평균가가 9.14달러로, 8월(8.87달러) 대비 3%, 1년 전(2024년 9월) 대비 41% 상승했다.
■ “커피 원두값·임금·자재 모두 상승”
시카고의 모멘텀 커피(Momentum Coffee) 공동 대표 니키 브라보(Nikki Bravo) 는 최근 라떼·카푸치노 등 음료 가격을 약 15% 인상했다.
그는 “원두값이 지난해보다 15% 올랐고, 컵·슬리브 같은 자재비도 상승했다”며
“7월부터 최저임금이 시간당 16.60달러로 오르면서 결국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외식 커피 가격 역시 상승세다.
레스토랑 관리 플랫폼 Toast 에 따르면 2025년 9월 미국 내 일반 커피 한 잔 평균가는 3.54달러로, 작년(3.45달러)보다 상승했다.
■ 브라질·콜롬비아산 커피에 고율 관세
미국 커피의 99%는 수입산으로, 브라질이 전체 공급의 30% 를 차지한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7월 브라질산 제품에 40%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고, 기존 10%를 포함해 총 50%의 부담이 생겼다.
이로 인해 브라질 생산자들이 선적을 보류하며 미국 내 공급 부족이 심화되고 있다.
또한 콜롬비아산(점유율 20%) 에는 10% 관세가, 베트남산(8%) 에는 20% 관세가 적용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콜롬비아에 대해 “추가 관세와 원조 중단” 가능성도 시사했다.
■ 라니냐·가뭄으로 커피 생산 차질
라니냐(La Niña) 현상으로 인한 브라질 가뭄 가능성이 커피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2024년 세계 커피 가격이 40% 상승했다고 보고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열·가뭄 피해가 커지면서, 연구자들은 기후 저항성이 높은 커피 품종 개발에 나서고 있다.
■ 미 의회, “커피 관세 철폐 법안” 추진
9월에는 초당적 의원들이 ‘커피 관세 철폐 법안’(Coffee Tariff Repeal Bill) 을 발의했다. 민주당 로 카나(Ro Khanna) 의원은
“미국은 소비 커피의 1%만 생산한다. 이런 품목에 관세를 부과하는 건 경제적으로 말이 안 된다.” 고 비판했다.
공화당 돈 베이컨(Don Bacon) 의원은 “커피값 폭등은 서민 생활비에 직접 타격을 준다”며 “대통령이 아닌 의회가 관세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내 재배가 불가능한 품목에 관세를 매기는 건 소비자에게 피해일 뿐”이라며 “이번 법안이 통과돼 커피 가격이 안정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