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간의 고위급 대화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갈등과 경쟁을 관리하고 우발적인 충돌을 방지한다는 목적에서다.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찰풍선 사태와 대만 총통의 방미 등으로 미중 관계가 냉각된 가운데 양국이 접촉을 늘리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지난 10~11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만나 8~10시간 동안 대화를 나눴다.
중국 외교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두 인물이 “진솔하고 심도 있고 실질적이며 건설적인 논의를 했다”며 “아시아태평양 정세와 우크라이나 등 공통 관심사가 되는 국제 문제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고 전략적 소통 채널을 계속 활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설리번 보좌관과 왕 위원의 회동 목적이 “미중 관계 증진을 방해하는 장애물을 제거하고, 관계의 악화를 막고 관계를 안정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백악관도 “이번 회담은 개방된 소통 라인을 유지하고 책임감 있게 경쟁을 관리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의 일환이었다”고 부연했다.
이틀 전인 지난 8일에는 니컬러스 번스 주중 미국대사가 베이징에서 친강 중국 외교부장과 회동했고, 번스 대사는 11일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과도 만났다.
미국 행정부 관계자는 WSJ에 “설리번 보좌관과 왕 위원의 만남이 신속하게 성사된 것은 제3국에서 장소를 마련하는 게 수월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친강 중국 외교부장이 12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아니켄 후이트펠트 노르웨이 외교장관을 만나고 있다. 2023.05. © 로이터=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
이 관리는 “양국은 더 복잡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주목도가 낮은 소통 채널의 가치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회동에서는 펜타닐 제조에 활용되는 화학물질의 수출 중단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해빙 조짐에도 불구하고 아직 중국은 지난 2월 정찰풍선 사태로 연기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방중 일정을 보류하고 있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도 후속 논의가 예상된다고 WSJ는 미 관리를 인용해 전했다.
미국의 대화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다음달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샹그릴라 대화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리샹푸 중국 국방부장과의 회담 의사를 표시했다.
오스틴 장관은 지난 11일 상원 청문회에서 “리 부장에게 서한을 보내 대화를 제안했다”며 “잠재적인 위기를 관리하려면 문을 열고 서로 계속 교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의 만남이 예상된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두 인사가 오는 25일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 회의에서 만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