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취임 전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게 됐다.
25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의 잭 스미스 특검은 이날 워싱턴DC 법원에 트럼프의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혐의에 따른 기소를 기각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같은 날 제11순회 항소법원에 기밀문서 유출 사건과 관련해서도 트럼프를 공동 피고인에서 제외해 달라고 했다.
스미스 특검은 앞서 조 바이든 정부의 메릭 갈런드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임명을 받아 트럼프의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기밀문서 유출 혐의에 대해 트럼프를 기소한 바 있다.
스미스 특검은 워싱턴DC 법원에 제출한 6페이지 분량의 문서에서 “기소의 당위성에 대한 정부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면서도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고 했다.
그는 “헌법에 따라 현직 대통령에 대한 연방 기소와 형사 기소를 금지하는 것이 오랜 법무부의 입장이었다”며 “결과적으로 이번 기소는 피고인이 취임하기 전에 기각돼야 한다”고 밝혔다.
미 법무부는 현직 대통령에 대한 기소를 대통령직에 대한 간섭으로 본다. 이에 따라 현직 대통령에게 문제가 있다면 일반 기소가 아니라 탄핵 절차를 밟는 것에 무게를 둔다.
CNN에 따르면 타냐 처트칸 판사는 이날 오후 트럼프의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사건에 대한 형사 기소를 공식적으로 기각했다.
기밀문서 유출 사건에 대해서도 곧 법원의 기각 결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 사건들은 내가 겪어야 했던 다른 모든 사건들과 마찬가지로 내용이 없고 불법적인 사건들”이라며 “결코 제기돼선 안 됐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정적인 나를 상대로 벌이는 싸움에 1억 달러(약 1400억 원)가 넘는 세금이 낭비됐다”며 “정치적 납치였다. (그러나) 나는 모든 역경을 딛고 인내하며 승리했다”고 강조했다.
J.D. 밴스 부통령 당선인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가 선거에서 패배했다면 남은 여생을 감옥에서 보냈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기소는 항상 정치적 목적이 있었다”며 “이제 트럼프에게 일어난 일이 다시는 이 나라에서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스티븐 청 트럼프 대선캠프 대변인은 “법치주의의 중대한 승리”라며 “미국 국민과 트럼프 당선인은 사법 시스템의 정치적 무기화를 즉각 중단하기를 원하며 우리나라가 단결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취임 즉시 스미스 특검을 해임하겠다는 입장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스미스 특검은 이에 앞서 자진 사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NYT는 또 현재 스미스 특검팀에 남은 중요 과제는 최종 보고서 제출인데, 이미 제시된 증거 외 중요한 폭로가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라 비교적 빨리 완료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는 이외에도 조지아주 대선 결과 뒤집기,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사건과 관련해서도 각각 기소돼 있으나 모두 유야무야될 가능성이 높다.
조지아주 대선 개입 사건의 경우, 수사팀 검사들 간 염문설이 불거지면서 주 항소법원은 문제가 된 검사의 재판 참여 자격을 검토하는 동안 본 재판을 잠정 중단한다고 지난 6월 결정한 바 있다.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사건에 있어 트럼프는 지난 5월 뉴욕주 맨해튼 지방법원 배심원단으로부터 관련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받았다.
26일 형량 선고가 예정됐으나 후안 머천 판사는 지난 21일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선고 연기를 결정하고 공소를 기각할 가능성까지 열어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