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을 노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메이드 인 아메리카’ 전략이 세계적 보조금 경쟁을 촉발한다고 블룸버그의 경제주간 ‘비즈니스위크’가 27일 보도했다. 미국의 동맹국들은 경제 전쟁의 확대를 경고하면서도 미국과 유사한 정부 보조금으로 대응한다는 설명이다.
미국은 자국에서 전략 산업을 육성하는 새로운 산업정책으로 세계 공급망을 뒤흔들고 있고 유럽과 한국이 이러한 미국의 전략에 가장 많이 노출됐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유럽과 한국은 모두 무역과 안보 측면에서 중요한 동맹이다.
그리고 미국은 전기차, 반도체, 인공지능(AI)와 같은 전략산업을 지원하는 동시에 이러한 전략산업에서 중국의 발전을 제한한다는 목표 아래 새로운 전략을 짰다.
이러한 전략 아래 반도체법안,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막대한 보조금을 뿌려 미국으로 해외 기업들이 몰려 들고 있다. 기업들이 이렇게 미국으로 투자를 전환한 것은 국내 정책과 외교 정책을 통합해 연계하려는 미 정부 노력의 결과라고 매체는 분석했다.
이를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제이크 설리번 보좌관은 “현대판 산업-혁신전략”이라고 명명했는데 미국의 힘을 해외에 투영해 국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매체는 설명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수출 통제에 대해 국가안보의 이름으로 적에게 비용을 부과하는 “새로운 전략적 자산”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중국이 최대 무역국인 한국은 최소한 두가지 측면에서 타격을 받을 위험이 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한가지 측면은 세계 2대 메모리칩 제조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대중 수출규제에서 1년 유예를 받았지만 유예기간은 올해 10월 만료되고 연장여부는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다른 측면은 현대차와 같은 한국 자동차 브랜드는 미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하지 않아 IRA로 인해 불이익을 받는다는 점이다.
결국 이러한 위험에 처한 한국은 지난달 반도체, 배터리, 로봇, 전기차, 디스플레이, 생명공학 분야에서 550조원을 투자하는 보조금 경쟁에 뛰어들었다. 한국만이 아니라 유럽연합(EU) 역시 미국의 막대한 보조금에 상응하는 430억유로 규모의 반도체 법안을 승인했다.
일본에서는 세계적인 첨단 칩 제조업체인 대만반도체(TSMC)가 구마모토현에서 공장을 신설하는 데에 필요한 비용 80억 달러의 절반가량을 정부에서 부담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미국의 산업정책은 결과적으로 자기 파괴적이라는 비난이 일었다고 매체는 전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아담 포센 소장은 지난달 포린폴리시 기고에서 미국 산업정책 접근법이 “자기 거래가 현명하고 자급자족이 가능하며 추가 보조금이 더 좋고 현지 생산이 중요하다는 4가지 심오한 분석적 오류”에 기반한다고 비난했다.
동맹의 반발에 미국은 다소간의 정책 수정 분위기다. 지난달 일본에서 공급되는 주요 광물에 대해 IRA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협정이 미국과 일본 사이 체결됐다. 또 현대자동차가 미국 판매의 25 % 이상을 차지하는 시장인 렌탈 및 리스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IRA의 허점을 미 행정부가 허용할 것이라고 매체는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