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기대되고 설레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직전인 2019년 이후 4년만에 대학교 대면 입학식이 열렸다. 이날 입학식을 찾은 신입생들은 처음 마주하는 대규모 행사를 앞두고 저마다 기대감 가득 찬 눈빛으로 건물 입구 앞을 두리번거렸다.
21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진행된 동국대학교 입학식에는 약 3100명의 학생과 학부모들이 참석했다. 체육관 입구에는 ‘마스크 착용 권고’ 안내판과 단과대별 자리 안내판들이 서 있었다. 대다수의 학생과 학부모들은 안내판을 보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차분히 입장했다.
안내판 앞에서 부모님과 기념촬영을 하던 사학과 23학번 김민재씨(21·남)는 “설레고 기대된다”며 “끝나고 학교에서 바로 오티를 하는데 그것도 매우 떨린다”고 입장 전 소감을 전했다.
김민재씨의 부모님은 “아들과 비슷한 심정이고 내가 다 두근거린다”며 “그동안 수고한 아들이 대견스럽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혼자 입학식에 참석한 바이오시스템공학부 박시연씨(20·여)는 “실제로 두 눈으로 보니까 더 웅장해서 기대된다”며 “내일 일산 캠퍼스로 오티를 가는데 새로 만날 사람들 생각하니까 설렌다”고 말했다.
이날 신입생대표 연설을 맡은 불교학과 허준식씨(20·남)는 “신입생 대표로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영광이라고 생각한다”며 “여기까지 절대로 혼자 온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신 부모님께도 정말 감사드리고 앞으로 효도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체육관 정중앙 자리에는 따로 학부모석이 마련돼 있었다. 조금 일찍 도착했다는 한 학부모는 “너무 일찍 왔나 했는데 덕분에 경기장에서 제일 비싼 자리에 앉을 수 있어서 기분 좋다”며 “다들 코로나19 기간 동안 공부한다고 수고한 만큼 재밌게 학교생활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1일 오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 마련된 학부모석 2023.2.21/뉴스1 © News1 유민주 기자 |
◇새내기 환영하는 선배들 “작년엔 감흥 없었는데 달라진 광경 새로워”
이날 동국대학교 입학식엔 동기들과 함께 구경을 나온 선배 대학생들도 있었다. 그동안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각 대학에서는 온라인이나 최소한의 인원만 참석해 입학식을 열었지만 올해부터 달라진 광경에 다들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
산업시스템공학부 22학번 학생 사선웅씨(21·남)는 “지난해는 비대면이라 별로 감흥이 없었는데 확실히 체육관이 꽉 차니까 색다르다”며 “새내기 신분을 1년만에 벗어났다는 것도 사실 실감이 아직 안 난다”고 멋쩍게 웃었다.
이어 “1학기엔 이제 축제도 대면으로 열리고 여러가지 행사가 있다”며 “코로나19로 불편했던 대학생활을 이젠 잊고 후배들이 재밌게 대학 생활을 이어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찰행정학과 22학번 김현수씨(21·남)는 “코로나19 풀리고 진행된 첫 입학식인 만큼 감회가 정말 새롭다”며 “다음주에 새내기 배움터도 있고 5월엔 축제도 엄청 많은데 아직 마스크를 완전히 벗진 못했지만 후배들이 기대하는 마음으로 참석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AI융합대학부에 다니는 이기호씨(21·남)는 “지난해에 우리 학부는 대면이었지만 최소인원만 참석했는데 이렇게 많은 인원이 모이니까 어색하면서도 매우 뿌듯하다”며 “후배들의 입학을 진심으로 환영하고 대학생활에 잘 적응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행사를 마치고 나온 가족들은 1시간30분가량 진행됐던 행사가 다소 길었다면서도 새롭고 뿌듯한 마음이 컸다는 소감을 전했다.
연극학과에 입학한 딸을 축하하러 온 한 학부모는 “학교 행사가 생각보다 좀 길었는데 오랜만에 참석하니 새롭고 좋았다”며 “지금까지 고생한 만큼 정말 원하던 꿈을 이루는 첫걸음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들의 입학식 소감 질문에 한참을 고민하던 한 학부모는 눈시울을 붉히며 덤덤하게 “고생했다”는 말 한마디를 남기고 체육관을 나섰다.
21일 오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3학년도 동국대학교 신입생 입학식에서 신입생이 환호하고 있다. 이날 입학식은 코로나19 이후 4년 만에 대면으로 열렸다. 2023.2.21/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