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반세기 만에 보낸 달 착륙선이 심각한 기술 결함으로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당초 태양전지판이 태양 쪽으로 돌아가지 않는 문제가 발생해 기술진이 이를 해결하는 데 진땀을 뺐지만, 이내 연료 유출이라는 더 큰 문제에 부닥친 것이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달 착륙선 개발업체 애스트로보틱은 이날 X(옛 트위터)를 통해 성명을 내고 “페레그린 우주선 추진 시스템에서 치명적인 연료 손실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앞서 페레그린은 이날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기지에서 신형 로켓 ‘벌컨 센타우르'(벌컨)에 실려 이륙하는 데 성공했다.
페레그린은 오는 2월23일 달의 중위도 지역인 ‘시누스 비스코시타티스'(Sinus Viscositatis)에 착륙을 시도할 예정이었다.
페레그린이 달 착륙에 성공한다면 미국에서 1972년 아폴로의 이후 52년 만의 달 착륙이 되며, 민간으로서는 최초의 달 착륙이라는 대기록을 세우게 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페레그린은 발사 7시간 만에 태양전지판이 태양이 있는 방향으로 고정되지 않는 결함이 발생했고 이번에는 연료마저 부족해져 착륙에 실패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NYT는 “나사의 지원으로 민간 무인 우주선을 달에 보내는 첫 임무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페레그린은 나사의 유인 달 착륙 프로그램인 ‘아르테미스’의 일환으로 선정된 우주선이다.
특히 나사는 비용 절감을 위해 우주관광 산업화를 목표로 하는 자국 우주기업들을 사업 전면에 내세운 바 있는데, 이를 위해 선정된 곳 중 하나가 바로 아스토로보틱이었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NYT는 “민간 기업, 특히 소규모 스타트업 회사에 달 탐사를 의존하려는 나사의 전략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고 짚었다.
한편 로이터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나사가 달 탐사에 사용할 예정이었던 우주선들에서 기술적 결함이 계속 보고되면서 향후 탐사 임무를 연기한다고 보도했다.
나사와 협력 중인 미국 방위산업체 록히드마틴이 설계한 오리온 승무원 캡슐은 진동 실험에서 배터리에 문제가 발견돼 계획된 2024년 말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스페이스X도 특정 개발 목표를 달성하는 데 예상보다 오래 걸리고 있어 2025년 말 유인 달 탐사 임무도 미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