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최근 물가와 장기 국채금리 급등의 주된 원인을 이란전쟁에 따른 에너지 충격으로 진단하며 전쟁이 끝나면 유가와 물가, 국채금리가 함께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은 강한 경제성장도 장기금리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해 베선트의 전망과 온도차를 보였다.
7일(현지시간)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은 이번 주 펜실베이니아 상공회의소 행사에서 “현재 이란 분쟁으로 인한 에너지 충격이 있고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은 약 3.5%”라면서도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기조적인 물가인 근원 인플레이션이 약 2.3%까지 내려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전쟁이 끝나면 에너지 가격이 떨어지고 임금 상승은 계속될 것이라며 미국 경제가 오히려 “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민간 부문에서 일자리 100만개가 늘어난 반면 정부 일자리는 30만개 줄었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베선트는 최근 장기 국채금리 급등 역시 강한 성장보다는 전쟁으로 인한 유가와 헤드라인 물가 상승의 결과라는 데 무게를 뒀다.
그는 “이 분쟁이 다음 주에 끝날지, 다음 달이나 두 달 뒤에 끝날지는 모르겠다”면서도 “분쟁을 지나고 나면 에너지 가격은 훨씬 낮아지고 금리와 모기지 금리도 다시 내려올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장기 국채금리 역시 전쟁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 2월 중순 수준으로 되돌아갈 것으로 전망했다.
베선트는 7일 백악관에서도 같은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이란전쟁이 끝나면 에너지 시장의 공급이 충분해지고 물가가 연준 목표치로 내려가면서 모기지 금리와 10년물 국채금리도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연준 인사들의 진단은 베선트와 다소 다르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최근 장기금리 상승의 주된 동력으로 미국 경제의 강한 성장세를 지목했다.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도 견조한 성장과 기업 실적 등을 국채금리 상승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성장 지표가 상당히 견조했고 기업들의 실적과 이익도 예상을 웃돌면서 시장이 미국 경제의 회복력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애나 폴슨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역시 관세와 고유가에도 미국 경제가 회복력을 유지하며 일부 모멘텀이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견조한 소비와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안정적인 노동시장을 근거로 들었다.
민간 이코노미스트들도 베선트의 낙관론에 신중한 입장이다. 그레고리 다코 EY 수석이코노미스트는 9월 시간당 평균임금 상승률이 연율 3%로 팬데믹 이후 가장 낮다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이를 웃돌 경우 실질임금이 전년 대비 0.6% 감소해 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RSM의 조 브루수엘라스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이란전쟁 이후 실질임금 증가율이 사실상 제자리걸음이거나 마이너스라고 분석했다.
결국 베선트의 전망대로 전쟁 종료로 유가가 떨어지면 물가와 국채금리의 상승 압력이 일부 완화될 수 있다. 다만 최근 금리 상승에 강한 성장과 AI 투자 확대 등도 상당 부분 작용했다면 유가가 하락하더라도 장기금리가 전쟁 이전 수준까지 되돌아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