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조국해방전쟁’이라고 부르며 기념하는 한국전쟁(6·25전쟁) 발발 제73주년을 맞아 미국에 대한 적개심을 고취에 나섰다.
특히 북한은 자신들의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전쟁도발책동’으로 규정하고 거듭 비난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5일 ‘오늘도 변함없는 미제의 조선침략야망’이란 기사를 통해 “미제가 우리 공화국(북한)을 반대해 침략전쟁을 도발한 때로부터 73년이 됐다”며 “전쟁의 막은 내려지고 정전이 실현된 때로부터 수십년 세월이 흘렀지만 미제는 아직도 이루지 못한 야망을 실현해보려고 새 ‘전쟁도발책동’에 매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조선(북한)은 지난 6·25 때의 조선이 아니다”며 “우리 인민의 복수심은 세월의 흐름과 더불어 백배해졌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6·25전쟁이 남침이 아닌 북침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한다.
신문은 특히 “미제는 이제 명실상부한 ‘전략국가’를 상대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만일 지난 조선전쟁(6·25전쟁)서 교훈을 찾지 못하고 끝끝내 ‘제2의 조선전쟁’을 도발한다면 미국 자체의 종말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북한이 그간 핵무기를 개발해온 사실을 염두에 둔 표현이다.
이런 가운데 신문은 1953년 7월 6·25전쟁 정전협정 이후 실시된 각종 한미훈련의 횟수와 참가병력 규모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미제와 괴뢰패당의 전쟁연습 소동은 6·25전쟁 전야를 방불케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1953~99년 기간에만 “‘포커스 레티너’ ‘프리덤 볼트’ ‘황룡작전’ 등 미제가 감행한 무모한 북침전쟁 도발 건수가 무려 15만여건에 달한다”며 “‘팀 스피리트’ ‘독수리(연습)’ ‘을지 포커스 렌즈’ ‘연합전시증원연습’을 비롯한 대규모 북침전쟁 연습 건수는 1만여건, 여기에 동원된 병력 수는 연 2000만명”이라고 밝혔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
신문은 또 “2001년 괴뢰지역(남한)에서 감행된 북침전쟁 연습의 규모는 그 전해에 비해 2배 이상 늘었고 해마다 확대됐다. 미제의 북침전쟁 도발책동의 도수는 광란적으로 높아졌다”며 △2018년 110여차례 △2019년 190여차례 △2020년 170여차례 △2021년 140여차례 △2022년 200여차례에 걸쳐 각종 훈련이 실시됐다고 적었다.
신문은 올해 5월25일~6월15일 기간 5차례 실시한 한미 ‘연합·합동 화력격멸훈련’을 겨냥, “말 그대로 전쟁시연회, 실동 훈련이었다”며 “미제는 핵잠수함·전략폭격기 등 핵전략자산들을 연이어 조선반도(한반도)와 주변지역에 들이밀며 정세를 극단로 몰아가고 있다”고 경계했다.
신문은 “조선반도에서 새 전쟁을 일으키려는 미제의 도발적 전쟁연습소동으로 정세는 일촉즉발의 위기상태에 놓여 있다”며 한반도 정세 악화의 책임을 재차 한미 양측에 돌렸다.
그러나 북한은 2019년 10월 스웨덴에서 진행된 미국과의 ‘비핵화’ 관련 실무협상이 결렬된 이후 핵·미사일 기술 고도화에 다시 속도를 내 2017년 이후 중단했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작년에 재개한 데다, 2018년 폭파 방식으로 ‘폐쇄’했다고 밝혔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도 재건했다.
북한은 작년에만 ICBM 8발 등 총 30여차례에 걸쳐 70여발의 탄도미사일을 쏘는 등 전례 없이 높은 빈도의 무력도발을 감행했고, 올 들어서도 3차례의 ICBM 발사에 이어 지난달 정찰위성 발사를 시도하는 등 도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및 그 기술을 이용한 모든 비행체 발사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다. 여기엔 위성용 발사체도 포함된다.
북한은 그동안에도 대북 억제를 위한 한미훈련과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비난해왔고, 이를 군사적 도발의 명분으로 삼기도 했다. 북한은 윤 대통령이 연합·합동 화력격멸훈련을 참관한 이달 15일에도 동해상을 향해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