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뮌헨안보회의(MSC)에 참석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이 18일(현지시간) 전격 회동했지만 양국의 입장차만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날 회동에서 “미국에 대한 주권침해는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또 다시 정찰 풍선 사태 같은 일이 발생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왕이 국무위원이 “미국이 정찰 풍선을 격추한 것은 과잉반응”이라고 주장하자 블링컨 국무는 “풍선이 정찰 활동을 했다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결코 과잉반응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왕이 국무위원이 정찰풍선 사태에 대한 유감을 표시하지 않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왕이 국무위원은 문제의 풍선이 기상 관측용이라는 기존 중국의 입장을 되풀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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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왕이 국무위원은 “하늘에는 여러 나라에서 날아온 수많은 풍선들이 있다”며 “이를 모두 격추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블링컨 국무는 이외에 “중국이 러시아를 군사적으로 지원할 것이란 정보를 가지고 있다”며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하면 응분의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그러나 “미국은 결코 냉전을 추구하지 않는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시주석과 대화를 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하나의 중국 원칙은 존중한다”고 덧붙였다.
양국 외교 수장이 중국의 정찰풍선 사태 이후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회담은 약 한 시간 동안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블링컨 장관은 지난 4일부터 5일까지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중국의 정찰풍선 사태가 터지면서 이를 전격 취소했었다.
중국은 미국이 지난 4일 격추한 정찰풍선이 기상 연구용이라고 주장하면서 미국도 티베트, 신장 등 중국 영공에서 정찰풍선을 운용하고 있다고 반박하는 등 미중간 정찰 풍선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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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서프사이드 해안에서 중국 정찰 풍선으로 추정되는 비행체가 격추돼 추락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포토공용 기자 |
이번 양국 외교 사령탑의 회동으로 양국의 갈등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지 주목됐었다.
그러나 블링컨 국무는 중국과 솔직한 대화를 나누었으나 중국을 방문하는 일정을 잡지 못했다고 밝혔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양국이 비상상황을 관리할 수 있는 공식채널을 개설하는데 실패했다고 밝혀 정찰풍선 사태와 관련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