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펜타닐 등 불법 합성 오피오이드(마약성 진통제) 유통을 차단하기 위해 중국과 대화 재개를 희망하고 있다고 미 국무부가 밝혔다.
미국의 소리(VOA)에 따르면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25일(현지시간) ‘중국 정부와 펜타닐 퇴치를 위한 대화가 재개됐는가’ 묻는 질문에 “과거 중국의 조치는 불법 합성 약물의 유통을 차단하는데 도움이 됐지만, 중국의 추가 조치를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미국행 불법 마약을 유통하는 주요 국가는 아니지만, 중국산 원료가 펜타닐 생산 등 불법 약물 생산에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당국자들은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펜타닐은 헤로인보다 100배는 강력해 ‘악마의 마약’으로도 불리는데, 1999년 이후 해당 약물을 과다복용해 숨진 이들은 10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완전치사량은 불과 2mg 수준이며 펜타닐 과다복용은 현재 미국 18세부터 49세까지 연령을 망라하고 주요 사망 원인에 올라 있다.
해당 약물은 가격도 저렴해 중국 마약거래상들이 온라인을 통해 불법으로 미국에 대량 수출하면서 펜타닐 중독은 미국 사회 문제로 불거졌다. 미 보건당국은 매일 150명 이상이 펜타닐 남용으로 숨지고 있다고 집계하고 있다.
실제 미 마약단속국(DEA)은 지난해 보고서에서 “중국 유통자들은 온라인에서 동물 진정제 ‘자일라진'(xylazine) 파우더 1kg을 kg당 6~20달러에 판매하고 있다”면서 “유통자들은 이익을 확대하고자 자일라진과 펜타닐과 혼합, 불법 마약을 제조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 프라이스 대변인의 이날 논평은 내달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방중을 앞두고 나왔다.
블링컨 장관은 다음달 5일부터 이틀간 중국 베이징에 방문하는데, 그는 최근 한 대학교 강연에서 “다른 국가들은 우리가 중국과의 관계를 책임 있게 관리하길 기대한다. 우리가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그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걸 알기 때문”이라며 중국과의 외교적 대화 재개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중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블링컨 장관은 마약대응 협력 외에도 친강 중국 외교부장과의 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핵무기 증가, 중국에 억류된 미국 시민 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