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브라이언 카운티 현대·LG 배터리 공장에서 벌어진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대규모 단속(475명 체포)을 두고, 사바나와 애틀랜타 지역 이민자·교민 단체들이 강력한 반발과 우려를 표명했다.
8일 사바나 성공회 교구청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라틴계 이민단체 ‘마이그런트 이쿼티 사우스이스트(MESE)’와 한인 단체 ‘한미연합회 애틀랜타(KAC Atlanta)’ 등은 이번 단속을 “군사작전식 공격”으로 규정하며, 피해자와 가족을 위한 긴급 지원과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MESE의 다니엘라 로드리게스 대표는 “임산부까지 포함한 모든 노동자가 위협을 당했다. 우리의 집과 자동차, 미래를 만드는 이들이 이런 방식으로 대우받아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현장에서 목격된 바에 따르면, 무장한 요원들이 도로를 봉쇄하고, 헬기·드론·장갑차까지 동원해 노동자들을 버스에 태워 연행했으며, 휴대폰을 압수하고 변호사 접견권조차 보장하지 않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사라 박 한미연합회 애틀랜타 회장은 “조지아주 역사상 최대 76억 달러 투자가 단순히 ‘불법 노동자 문제’로 축소돼선 안 된다”며 “투자 유치를 주도한 정부와 기업은 노동자 보호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헌법은 누구에게나 적법 절차와 인간의 존엄을 보장한다. 단속은 법 집행이 아니라 475명의 삶과 가정을 파괴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이번 사태가 단순히 한국인 근로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라틴계 이민자들도 함께 피해를 입은 사건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한 사회의 불의는 모든 공동체의 불의”라며 연대 행동을 촉구했다.
참석자들은 ▲피해자 가족에 대한 긴급 지원과 법률 자문 ▲의회 차원의 진상조사 및 기업 책임 추궁 ▲장기적으로 합법 노동력 수요에 맞는 합리적 비자 제도 개혁 등을 요구했다.
이번 성명은 단속 여파로 불안에 빠진 조지아 지역 한인·이민 사회뿐 아니라, 한미 경제협력 관계에도 심각한 신뢰 위기를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