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국 16 도도부현에서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발생해 사상 가장 많은 닭이 살처분됐다고 4일 NHK 등이 보도했다. 사상 최악의 AI에 처분한 닭을 묻을 토지가 부족할 지경인 것으로 전해졌다.
NHK에 따르면 이번 AI로 살처분된 닭은 대략 1740만 마리에 이른다. 역대 최대치다. 이 중 일본에서 계란 생산을 위해 사육된 닭은 9%인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이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일본 지역 자치단체 및 양계농가는 살처분한 닭을 묻어 대응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가나가와현(県) 및 홋카이도 등 7개 자치단체 중 9곳에서는 닭을 묻을 “땅이 부족”한 것으로 보고됐다. 다른 자치체에서는 사전에 준비한 토지를 쓸 수 없게 된 곳도 있다고 전해졌다.
각 자치단체는 급히 추가 부지를 확보하거나 소각하고 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살처분량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일본 내각부 자료에 실린 조류인플루엔자 살처분 사진. (출처 : 총리관방 정책회의 누리집) |
블룸버그통신은 5일 일본의 사례가 전 세계적으로 AI 피해가 심각해지는 가운데, 각국의 AI 대처 방법을 재검토할 필요성을 제기한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AI는 유럽·미국·아시아 권에서 주로 발생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아르헨티나·우루과이·볼리비아 등 남미권에서도 첫 AI 사례가 보고되는 등 확산세다.
블룸버그는 AI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공포가 높아지는 시기에 전 세계 육류 및 계란 공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3월 일본 맥도날드와 세븐 일레븐 등은 부득이 계란이 사용되는 제품의 판매를 중단하거나 가격을 인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