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올봄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공세를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미국과 독일이 고심 끝에 지원을 결정한 전차가 러시아의 공세를 방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서방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미국 전쟁연구소는 지난 24일 전황 분석을 통해 러시아군이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에서 대대적인 공세를 준비하기 위해 재집결하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정보국을 인용해 밝혔다.
ISW는 “러시아군이 헤르손 주(州)에서 철수한 후 공수부대와 같은 병력을 스바토베-크레민나 전선으로 배치하는 것이 포착됐다”고 말했다. 또한 러시아군이 벨라루스 방향에서는 우크라이나 북부로 새로운 공세를 계획할 가능성은 낮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공세 작전 재개로 주도권을 잃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서방의 지속적인 지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가운데 독일과 미국은 25일 각각 레오파드2(레오파르트2)와 에이브럼스 전차 지원을 발표했다.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전문가들은 지원 받은 전차가 다가올 러시아군의 봄 공세를 저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영국 공영방송 BBC는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승리를 향한 중요한 발걸음”이라며 “오늘날 자유 세계는 우크라이나의 해방이라는 공동 목표를 위해 전례 없이 단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자국 영토를 방어하고 보호하는 것을 돕기 위한 지원”이라며 “러시아에 대한 공격적인 위협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독일 레오파드2 주력 탱크의 대원들이 지난 2017년 5월 12일 그라펜뵈르 훈련장에서 가진 연합 훈련에 도착을 하고 있다. 독일은 25일 (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자국과 서방 각국이 보유한 독일산 주력 탱크 레오파드2를 지원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러시아의 대공세가 올봄 시작된다고 가정하면 전차가 우크라이나에 언제 배치될지도 관건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영국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탱크 수와 우크라이나로 배송되는 시간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독일 레오파드2의 실전 투입에 필요한 기간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외신들은 대략 훈련 과정에 1~3개월 정도가 걸리며, 올 봄 공세에서 전차를 중심으로 한 부대가 전선에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에이브럼스 전차의 경우에는 실제 전장 배치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정부 및 전문가들을 인용하면서 에이브럼스 수송에는 몇 년이 걸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일각에선 서방의 주력 전차만으로는 전황에 급격한 변화를 일으키긴 불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확실한 ‘게임체인저’되기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서방의 전차는 이러한 공세를 막아내고, 우크라이나군의 사상자를 줄일 수 있겠지만, AFP는 “탱크만으로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국립전략연구소의 미콜라 비엘에스코우는 “주력 전차는 2차대전 이후 제병(諸兵) 협동 작전의 필수적인 요소였다”고 했다.
비엘에스코우는 “제병 협동 작전에는 기계화 보병, 로켓, 방공, 미사일 등 여러 필수 요소들이 있으며, 이들을 유기적으로 운용해야만 우크라이나가 원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