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 관중 앞에서 새롭게 출항한 클린스만호가 먼저 2골을 넣고도 리드를 지키지 못하며 승리를 챙기는데 실패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4일 울산 문수축구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2-2로 비겼다.
3만5727명의 구름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클린스만호는 손흥민의 멀티골로 전반전을 2골 차 앞선 채 마무리했으나 후반 시작과 동시에 2골을 연속 허용하면서 데뷔전 승리를 놓쳤다.
이날 무승부와 함께 전임 감독이 완전히 정착된 1997년 이후 한국 사령탑 데뷔전 성적은 8승5무2패가 됐다. 최근 7경기 연속 무패(4승3무)다.
초반부터 강한 전방 압박과 빠른 공수 전환으로 경기를 주도한 한국은 전반 10분 상대 수비 실수를 놓치지 않고 선제골을 터뜨렸다.
콜롬비아의 카밀로 바르가스 골키퍼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공을 차단한 뒤 손흥민이 텅 비어 있는 골문을 향해 왼발로 정확한 감아차기 슈팅을 시도, 골망을 흔들었다.
클린스만호 첫골의 주인공이 된 손흥민은 콜롬비아를 상대로 3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기분 좋은 인연을 이어나갔다.
좋은 흐름을 타던 한국은 전반 19분 김진수가 부상으로 쓰러지는 악재를 맞이했다.
김진수는 공중볼 경합 상황에서 상대와 강하게 충돌했다. 김진수는 통증을 참고 경기에 계속 뛰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이내 다시 경기장에 주저앉았다. 결국 한국은 전반 24분 만에 김진수를 빼고 이기제를 투입했다.
한국은 어수선한 분위기를 정비하며 추가 득점을 노렸다.
전반 27분 프리킥 상황에서 손흥민이 시도한 중거리 슈팅이 골문을 살짝 벗어나고, 3분 뒤 정우영의 슈팅이 수비수 몸에 맞고 굴절되는 등 마무리가 아쉬웠다. 전반 40분 프리킥 상황에서 키커로 나선 이기제의 직접 슈팅은 상대 골키퍼에 막혀 득점이 무산됐다.
추가득점 없이 마무리되는가 싶었으나 전반 막바지 손흥민이 다시 빛났다. 손흥민은 전반 추가 시간 자신이 얻어낸 프리킥 상황에서 직접 키커로 나서 날카로운 오른발 킥을 시도, 추가득점의 주인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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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24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콜롬비아의 경기 전반전, 프리킥으로 추가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3.3.24/뉴스1 © News1 김지혜 기자 |
이로써 손흥민은 A매치 통산 37번째 득점에 성공, 역대 A매치 단독 공동 3위에 올랐다. 1위는 58골을 넣은 차범근 전 국가대표 감독이고 황선홍 올림픽 대표팀 감독(50골)이 그 뒤를 잇고 있다.
기분 좋게 전반전을 마무리한 한국은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크게 흔들렸다.
순간적으로 왼쪽 측면이 뚫린 한국은 후반 2분 하메스 로드리게스에게 만회골을 내줬다. 2분 뒤 또 다시 왼쪽 측면에서 상대를 놓쳐 호르헤 카라스칼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콜롬비아의 기세가 오르자 한국은 후반 15분 조규성, 정우영을 빼고 이강인, 오현규를 투입하면서 공격에 변화를 줬다.
하지만 흐름은 쉽게 변하지 않았다. 콜롬비아는 공 점유율을 높이면서 한국 수비를 괴롭혔다. 이에 클린스만 감독은 후반 24분 정우영과 이재성을 대신해 손준호와 나상호를 투입하며 기동력을 불어 넣었다.
이후 한국은 빠른 공격 전개로 콜롬비아의 골문을 두들겼지만 마지막 크로스와 패스의 세밀함이 떨어져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잡지 못했다.
후반 43분 한국은 유기적인 패스로 오현규가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맞는 찬스를 만들었다. 하지만 오현규의 슈팅이 골키퍼에게 막혀 아쉬움을 남겼다. 이후에도 한국은 승리를 위해 공세를 높였지만 끝내 득점에 실패,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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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이 24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콜롬비아의 경기 후반전, 콜롬비아에 동점골을 허용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2023.3.24/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