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째 무력 충돌을 이어온 수단 정부군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이 21일(현지시간) 72시간 휴전 선언을 하자 각국이 자국민 구출 작전에 나섰다.
CNN에 따르면 RSF는 이슬람교 휴일 ‘이드 알피트르’를 맞아 이날 오전 6시부터 휴전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교전이 발생한 후 네 번째 휴전 합의로 미국의 중재에 따른 결정이다.
수단 하르툼에서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정부군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 사이에 일주일째 무력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간 인명피해는 민간인 포함 사망자 수는 330명, 부상자 수는 3200명에 이른다. CNN은 수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하르툼 현지 대부분의 병원은 포격으로 운영 중단된 상태다. 그나마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는 병원에서는 의료품이 급속도로 고갈되고 있다.
생존에 필수적인 식수를 비롯해 식료품·전력 등 공급난이 심화하는 가운데 세계식량계획(WFP)은 이번 충돌로 수백만 명이 굶주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일(현지시간) 아프리카 수단 하르툼에서 두 군벌 간 전투가 계속되는 가운데 검은 연기가 하늘로 피어오르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
◇韓·美·日 각국 자국민 구출 위해 병력 급파
각국은 휴전을 틈타 수단에 체류 중인 자국민을 구출하기 위해 수송기를 급파하는 등 긴급 구출 작전을 펼치고 있다.
한국 국방부는 21일 “재외국민의 안전한 철수를 위해 병력 50여 명과 C-130J 군 수송기를 투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파견 병력은 조종사·정비사·경호 및 의무 요원 등으로 구성되며 21일 오후 출발 예정이다.
다만 국방부는 수단 내 교전이 현재진행형이고 교전으로 하르툼 공항이 폐쇄된 상황임을 고려해 인근 지부티의 미군기지에 대기해 현지 상항을 예의주시하며 국민 철수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공관원을 포함해 수단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 26명은 모두 안전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부는 수단에 위기경보 4단계 ‘심각’을 발령하고 신속대응팀을 파견하기로 했다.
미국 국방부는 현재 주(駐)수단 미국 대사관 철수를 준비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수단 남아 이는 미국 시민은 1만9000여 명으로 추정된다. 고위급 관계자에 따르면 당국은 일반인은커녕 대사관 직원들을 수단 밖으로 내보내는 것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CNN은 미 국방부가 지부티에 주둔하고 있는 수백 명의 해병대와 항공기를 확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수단과 가까운 지부티로 21일 오후 3시 전 C-130 수송기 1대를 파견했다. 일본 역시 지부티를 구출 거점으로 정했다.
방위성 관계자에 따르면 자위대기는 오는 주말쯤 지부티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NHK는 이 밖에도 방위성이 C2수송기와 KC767공중급유·수송기를 각각 1대씩 준비가 끝나는대로 파견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수단에 남아 있는 일본인은 대사관 직원 등을 포함해 총 63명이다. 일본 외무성은 체류민에게 현지 대사관 등을 통해 절대로 외출 및 이동을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한편 앞서 세 번의 휴전 합의는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이번 사흘 간 휴전 기간도 온전히 유지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신속한 구출과 지원이 필요하다.
20일(현지시간) 내전이 일주일째 이어지면서 수단의 수도 하르툼 시내에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3.04.20. © AFP=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